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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고로 사업 시작 첫해인 올해 매출 10조원의 벽을 돌파한다. 28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1ㆍ4분기에 매출 2조17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ㆍ4분기에도 2조8,000억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는 철강 값 인상이 반영되면서 매출이 각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액은 1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 일관제철 사업의 첫해 성과는 한국 철강산업 역사에서도 의미가 크다"면서 "제품 고급화, 적극적 마케팅 등을 통해 뜻깊은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대형 최신 고로가 수익성 담보=지난 2006년 세계 철강업계는 사상 초유의 거대 기업 출현을 목격한다. 연산 6,000만톤의 미탈이 4,700만톤 규모의 아르셀로를 합병하면서 당시 전세계 조강생산량(11억4,600만톤)의 약 10분의1을 담당하는 거대 기업이 탄생했다. 그러나 아르셀로ㆍ미탈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적자를 기록하다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 4ㆍ4분기에야 소폭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보다 합병 시기가 빠른 티센크루프스틸(티센과 크루프가 합병)도 세계 평균보다 낮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에서 일본의 JFE를 제외하고는 인수합병(M&A)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킨 경우가 거의 없다. 핵심은 철강업계 수익성의 경우 몸집이 아닌 최신 대형 고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철강업체들의 공통점은 바다에 접한 곳에 최신 대형 고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게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은 바다에 접한 당진에 내용적 5,250㎥, 연산 400만톤 규모의 최신 대형 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있다. 같은 규격의 제2고로가 올해 안에 불을 붙이면 수익성 조건이 한층 강화된다. 이 관계자는 "수익성은 경제성, 품질, 조업 안정성 등 3박자와 직결되는데 이는 결국 최신 대형 고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라면서 "당진 일관제철소는 이러한 경쟁우위를 모두 갖춰 빠르게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생산과 마케팅=한발 더 나아가 현대제철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마케팅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고로 쇳물을 이용한 고품질ㆍ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이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올해 처음 진출한 후판의 경우 101만톤을 판매할 계획이고 열연강판의 고급화도 추진한다. 마케팅에서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창출하는 시너지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후판ㆍ철근ㆍ형강 등을 모두 필요로 하는 조선 및 건설 등 수요처에 대해서는 각종 강재 수요에 일괄 대응,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열연 80종, 후판 49종 등 신강종 개발 목표를 세웠고 1ㆍ4분기에 이미 75종의 개발을 마쳤다"면서 "수요처들의 다양한 강재 수요에 대해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외판재 내년 양산=현대제철은 철강제품의 '꽃'인 자동차용 외판도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현재 빠른 개발진척도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자동차용 강종 27종을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이미 1ㆍ4분기에만 14종을 개발, 완료했다. 자동차 외판은 철강재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부문이다. 때문에 철강업계에서는 고로를 처음 가동한 이후 최소 10년은 경험을 쌓아야 자동차 외판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2007년 현대제철연구소를 설립하고 현대ㆍ기아차, 현대하이스코 등과 함께 공동 연구개발(R&D)에 돌입한 지 5년째인 내년에 자동차 외판을 양산하는 신기록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R&D 시너지를 창출해 보이겠다"면서 "자동차 외판 시장에 건전한 경쟁체제를 구축, 산업 전반의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철 순환고리 따라 그룹 시너지 높여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자원순환형 사업 모델에 세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내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손잡고 자동차용 외판을 양산하게 되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게 된다. 이 같은 사업구조는 철의 순환고리를 따라 그룹 각 계열사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시너지를 높이는 모델이다. 철광석을 이용해 현대제철이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받아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만든다. 현대차 경기도 남양 종합연구소 내의 '자동차 리사이클링센터'는 폐차를 해체해 철스크랩(고철)을 만들고 현대제철은 이를 재활용해 건설용 철근과 형강을 만든다. 엠코는 이렇게 나온 철근ㆍ형강을 건설현장에 투입한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 외판을 양산해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모델을 완벽히 구축하고 폐차 고철에서 나온 자재를 그룹 내 건설사가 활용하는 세계 최초의 자원 순환고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과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앞으로도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자원 절약, 친환경 등 미래지향형 경영을 적극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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