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통주들은 여전히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지수가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경기침체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오프라인 비중이 큰 상장 유통업계에는 부정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업황회복의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차별화된 구조적 성장력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통업지수는 지난 23일 472.26포인트로 연초 대비 3.49% 하락했다. 지난해 9월4일 572.28을 찍은 후 떨어지기 시작해 이달 21일에는 468.84포인트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상장 유통사들의 주가가 힘을 못 받는 것은 극심한 내수침체와 해외직구 등의 여파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069960)·롯데쇼핑(023530)·롯데하이마트(139480)(071840)·이마트·GS리테일(007070)·아이마켓코리아(122900)·BGF리테일(027410)·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등 8개 주요 업체의 지난해 4·4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가장 큰 대목 중 하나인 설 특수에 거는 기대감도 낮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설날이 1월이 아닌 2월 중순이라 유통업체의 1월 성장률이 역신장하고 있다"며 "펀더멘털과 무관한 등락이지만 유통업 회복 신호가 늦어지면서 투자심리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설이 가까워지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반짝 오를 수 있겠지만 경기부진이 심각해 업황 회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유통업 회복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 편의점 등 성장 모멘텀이 뚜렷한 종목 위주로 투자전략을 세워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우울한 유통업 실적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점포 수 증가와 PB상품 성장, 담뱃값 인상 등에 따라 BGF리테일 등 편의점주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후발주자들의 점포확장이 미미한 수준에 그쳐 기존 편의점주의 실적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26일 김포프리미엄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고 연내에 가든파이브 도심형 아울렛과 판교 복합 쇼핑몰도 오픈할 예정이어서 신규 출점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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