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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브릭스' 시장에 미래건다

내수위주서 탈피 공격적 해외투자로 활로 모색<br>백화점·할인점등이어 유화·건설도 잇따라 진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9월 중순 열흘간에 걸쳐 중국 시장통을 샅샅이 헤치고 다녔다. 외손녀인 장선윤 롯데쇼핑 이사와 함께 주요 상권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통상 짝수달은 일본, 홀수달엔 한국에 머무르며 사업을 챙겨온 신 회장이 한국에 들르지 않고 중국 현지시장 공략을 챙기고 나선 셈이다. 신동빈 부회장도 8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롯데플라자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직접 격려했다. 전통적인 내수기업인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의 적극적인 관심에 힘입어 ‘신(新) 브릭스(VRICs, 베트남ㆍ러시아ㆍ중국ㆍ인도)’ 시장에서 그룹의 미래를 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ㆍ식음료 등 국내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계열사뿐만 아니라 신주력 업종인 석유화학ㆍ건설까지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그룹의 1차 공략시장은 중국. 이미 롯데쇼핑ㆍ롯데칠성ㆍ롯데제과ㆍ호남석유화학 등 계열사들의 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신 회장의 방중 한달여 만인 지난달 31일 롯데쇼핑은 중국 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에 백화점을 짓기로 중국 업체와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베이징 백화점은 영업면적이 1만2,000평에 달하는 대형 매장으로 롯데쇼핑은 한류 열풍이 거센 동북 3성에 순차적으로 백화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중국 현지 음료업체를 인수하고 ‘칠성 사이다’를 출시했다. 롯데제과도 지난해 칭다오 제과공장에 이어 7월에는 상하이의 초콜릿 회사를 사들이며 중국인 입맛을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호남석유화학은 9월 중국의 대진화학을 인수, 현지 생산 판매회사로 활용하고 있으며 7월에는 롯데대산유화ㆍ케이피케미칼 등과 함께 상하이에 판매회사를 세웠다.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역시 롯데마트의 주요 공략지다. 롯데마트는 5일 지분의 80%를 확보한 베트남 합자법인에 112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08년 상반기 호찌민시에 롯데마트 1호점을 출점한 뒤 2014년까지 최대 20개 점포를 열어 글로벌 유통기업의 진출이 뒤처진 베트남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고유가에 힘입어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러시아에는 백화점과 호텔 공사작업이 한창이다. 크레믈린궁에서 1.4㎞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인 롯데플라자는 지하4층 지상21층, 연면적 2만6,000평 규모로 7층까지는 백화점이며 고층은 사무실과 스카이라운지로 구성된다. 롯데는 내년 하반기 백화점 개점에 이어 2008년 인근에 5성(星)급 호텔까지 오픈하면 이곳이 글로벌 롯데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시장에서는 롯데제과가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 2003년 롯데인디아를 설립, 캔디ㆍ껌 등을 생산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그룹은 인도에도 백화점을 세우기 위해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의 해외 건설물량을 수주한 롯데건설도 고부가가치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력 계열사인 롯데칠성과 롯데제과의 매출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영이 그룹의 살 길로 판단하고 있다”고 공격적인 해외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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