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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모더니즘 흐름 읽는다

유영국·한만영展 27일까지 가나아트센터서

한만영의 ‘시간의 복제-핑크라인’

유영국의 ‘종이 위에 매직’

올해로 한국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영국(1916~2002)화백의 3주기를 맞는다. 산을 모티브로 한 독자적인 조형세계로 ‘산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또한 극사실주의적으로 고전명화를 차용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던 서양화가 한만영(59)씨는 최근 고전명화와 대중적 이미지의 아이콘들이 단색의 대형화면위에 부유하는 형태의 그림으로 바뀌었다. 유영국화백이 한시대를 풍미했던 추상미술의 1세대였다면, 한만영화백은 한국미술계 유행적 흐름을 거부하고 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특유의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불려진다. 이들의 미공개그림과 신작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4일부터 27일까지 ‘유영국 드로잉’전과 ‘한만영’전의 이름으로 동시에 전람회가 열리는 것. 우선 ‘유영국 드로잉’전에는 유영국의 사후 새로이 발굴된 60여점중 25점의 드로잉작과 관련된 유화 작품이 함께 보여진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들은 50년대후반부터 70년대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종류별로는 펜드로잉, 연필드로잉, 매직 드로잉들이다. 작가의 수첩이나 스케치북 속 드로잉들을 통해 색채보다는 화면의 구조와 절대적 구성에 더 관심을 갖고 ‘산’이라는 풍경 요소를 기하학적 구성으로 추상화시키는 유영국 예술의 특징을 다시한번 만날 수 있다. 드로잉은 산과 골짜기를 삼각형, 직선으로 환원시키고 단순화시킨 특징을 잘 드러낸다. 이와함께 60년대 추상표현주의적 유화 작품들의 구상으로 보여지는 드로잉들도 다수 출품되는데, 펜으로 그려진 삐죽삐죽하고 소용돌이치는 선들이 화면 가득히 내려 그어지는데, 작가의 표현주의적 터치와 격렬한 필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한만영화백은 대형캔버스에 새롭게 해석되어지는 작품을 선보인다. 과거 작가가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이미지들과 비교하면 커다란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알타미라 동굴벽화의 소,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마티스의 인물, 미키마우스에 이르기까지 고전명화와 대중적 이미지의 아이콘들이 단색의 화면위에 부유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여있는 이 아이콘들을 한 화면에 모아 또 다른 하나의 공간에서 새로운 시간을 창조해내고 있다. 한 화백의 이번전시 작품들은 100호가 작아보일정도로 대부분이 300호 500호 대작들이며, 가나아트센터 3관 한 벽면을 차지하는 800호도 있다. 작가는 이번주제를 ‘시간의 복제’며 “벽화작업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라는 시간 속에 과거의 이미지들은 생략되고 단순화되어 캔버스위에서 구체적 채색없이 드로잉처럼 선으로 표현된다. 색면추상처럼 붓질이 드러나지 않게 칠해진 배경색들이 작품을 채우고 있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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