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으로 위기 극복했죠" 길문종 메디아나전자 사장에쿠스를 마티즈로… 연봉 2,000만원으로 자진 삭감…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자신의 에쿠스 승용차를 업무용으로 돌리는 대신 마티즈를 타고 다니고, 연봉 1억 1,000만원을 2,000만원으로 ‘확’ 줄이고, 전직원의 토요 격주휴무를 없애고 스스로 주말 근무를 자청하는 사장. 덕분에 인수 10개월여 동안 매달 수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을 지난달에는 ‘4,000만원 이익’이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낸 CEO. 화제의 주인공은 발광다이오드(LED) 및 반도체 소자 패키징 사업을 하는 메디아나전자(옛 SSI)의 길문종(48) 사장. 그는 “말로만 위기상황이라며 변화를 요구할 게 아니라 사장이 먼저 실천하는 자세를 보여야 직원들이 따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용 전자모니터 사업을 하는 메디아나를 운영하며 미국계 다국적 기업 타이코그룹을 비롯한 세계적 업체들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 연간 150억원의 매출을 내는 등 안정적 사업을 하던 길 사장이 메디아나전자를 인수한 것은 지난해 12월. 그는 기업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LED, 카메라모듈 및 반도체 소자 패키징 사업을 하는, 세원텔레콤의 자회사 SSI를 인수해 메디아나전자로 사명을 바꾸고 전력을 쏟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직원이 250여명에으로 덩치가 너무 큰데다 비(非) 수익 분야에 사업을 치중,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는 고심끝에 메디아나를 부사장에게 맡기고 자신이 메디아나전자를 진두지휘하게 된 것. 길 사장은 “구조조정이 관건이라고 판단해 110명으로 인원을 대폭 줄였고 비용도 기존의 절반인 월 평균 7억원선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아울러 LED 전문기업으로 비전을 정하고 카메라모듈 사업은 접고 반도체 소자 패키징 사업은 현상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인수 후 몇 개월 동안 공장이 있는 음성에 상주하면서 LED 산업 전반을 파악하는 한편 직원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힘을 쏟았다. 그는 “휴가와 토요 격주휴무를 없앴더니 사표를 내는 직원까지 생겼지만 사장이 솔선 수범하는 모습을 보고는 지금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혹독한 구조조정 덕분인지 지난해 인수 당시 198억원 매출에 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메디아나전자는 적자 규모를 매달 줄여 지난 10월에는 흑자전환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본격적인 성장의 나래를 하고 있다.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유학생활을 하다가 32살에 의료전문업체 메디슨에서 첫 직장생활을 한 길 사장. 그 곳에서 미주지역 해외영업을 담당하다가 93년 메디아나를 창업하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심장관련장비 수입업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정에서 HP의 국내 의료기 판권을 확보한뒤 99년 자체 브랜드의 환자감시장치(Patient Monitor)를 내놓으며 안정적 성장을 해왔다. 그러다 전자 회사를 인수, 온 힘을 쏟은 구조조정 노력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케 된 것이다. 길 사장은 “측정용 의료기 분야에서 메디아나가 쌓은 노하우와 미래사업인 LED 분야에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메디아나전자의 장점을 접목해 ‘블루오션’을 창출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입력시간 : 2005/11/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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