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현대ㆍ기아차 총괄 품질관리본부가 긴급 회의를 열었다. 미국에서 결정된 쏘나타 리콜을 계기로 품질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쏘나타의 리콜이 부품결함이 아닌 조립상 문제였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완제품의 검사강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조립 과정상의 문제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신속한 대책마련과 시행이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우선 조립을 마친 차량이 마지막으로 품질검사를 받는 PDI검사장에 들어가기 전 조립상태를 확인, 조립상태를 이중으로 체크하기로 했다. 또 조립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다음 공정으로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타당성 검토를 거쳐 국내외 모든 공장에서 이 같은 품질강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글로벌품질상황실의 역할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 측은 "상황실의 정보수집 및 타 부서와의 협조체제를 강화해 완성차 품질에 결함이 발견됐을 때 대응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의 설명대로 올해 잇따른 리콜이 부품결함과 같은 중대 결함이 아닌 공정상의 '실수'라면 최근의 대응태세는 상당히 빠르고 진지해보인다. 품질 문제가 계속될 경우 그동안 쌓은 품질경영의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신음하고 있을 때 현대차는 국내외 쏘나타 4만7,000여대를 조수석 도어잠금장치 결함 문제로 자발적 리콜했다. 당시 잠금장치 문제가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리콜 사안이 아니라 일반적인 품질 문제라는 점에서 도요타의 리콜 조치와는 다른 선제적 조치로 해석됐다. 또 6월 한국과 유럽에서 모닝의 연료 주유구 파이프 균열로 2만6,000대에 대한 리콜 조치가 내려진 데 이어 유럽 전략형 모델 씨드 역시 같은 달 5만6,000대가 제동 결함으로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특히 이달 초에는 K7ㆍ쏘울ㆍ쏘렌토Rㆍ모하비 등 4개 차종 9만여대가 국내는 물론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동시에 리콜에 들어갔고 이에 대한 책임으로 정성은 기아차 부회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세계 540만대 판매가 무난한 현대ㆍ기아차의 양적 확대가 한편으로는 품질에 대한 소홀함으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며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에 대한 사전 검사체계도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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