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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태양전지 시장이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00%의 시장 성장을 과시했으며 올해는 시장 규모 500억달러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 같은 태양전지는 제조방법이나 원재료에 따라 1세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2세대 박막 태양전지, 그리고 3세대 유기 태양전지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박막 태양전지는 현재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1세대를 이을 차세대 주자다. 고가의 실리콘을 사용하지 않는데다 1세대 대비 두께가 100분의1에 불과해 소재 사용량을 크게 줄임으로써 제조원가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BIPV), 플렉시블 태양전지 등으로의 효용성도 탁월하다. 주로 금속 화합물을 얇은 플라스틱 필름이나 금속 포일 등에 증착(蒸着)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구리·인듐·갈륨·셀레늄 화합물(CIGS)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다만 박막 태양전지는 상용화에 기술적 난제가 있다. 아직은 낮은 광전변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독일ㆍ미국ㆍ일본 등 태양전지 강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고 효율의 CIGS 태양전지 국산화에 성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센터 윤재호 박사팀이 바로 그 주인공. 윤 박사는 "2세대 태양전지의 경우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집중적 연구를 수행해왔다"며 "이렇게 개발된 CIGS 태양전지는 소면적에서 약 20%에 달하는 광전변환 효율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분야의 최정상인 독일 태양에너지수소연구센터(ZSW)가 달성한 20.3%에 필적하는 수치다. 윤 박사는 "대면적 제품을 기준으로 태양광 강국들은 약 12~14%의 광전변환 효율을 달성한 상태"라며 "국내 기술력이 이들의 90%선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연구 역량을 집중하면 선도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공정 최적화로는 더 이상 큰 폭의 효율 향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CIGS 계면 특성 제어 및 향상이 효율 제고의 관건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미 정액기술료 16억원과 추가 경상기술료를 받는 조건으로 LG이노텍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LG이노텍은 윤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거쳐 대면적 대비 약 14%의 모듈 효율을 구현했으며 내년 중 상용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15년 대량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약 2,245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1조2,684억원의 수출 증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윤 박사는 "국내에서는 이미 반도체 대량생산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대량생산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결정질을 더욱 얇게 만드는 CIGS 원천기술 확보와 효율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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