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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포스트 옐친 누구?
입력1999-01-18 00:00:00
수정
1999.01.18 00:00:00
병약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또다시 급성출혈성 위궤양으로 입원함에 따라 「포스트 옐친」시대를 이끌 차세대 주자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크렘린 측은 내년 임기만료 전까지 옐친이 크렘린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레코드판」을 돌리고 있지만 정적들은 「허올뿐인 대통령」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투다.
옐친이 사망하거나 중도 사퇴할 경우 전개될 「포스트 옐친 시대」의 1순위 주자로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을 자동 승계할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가 우선 꼽힌다.
이미 대통령 직무의 상당 부분을 수행해온 그는 러시아내 유력 정파와 두루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본인은 대통령직에 미련이 없다고 말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강력한 후보중 하나로 꼽혔다.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도 강력한 후보. 이들 두 정치인은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국내외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눈도장 찍기에 한창이다.
루즈코프는 옐친이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사임하고, 조기 선거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고 레베드는 구체적인 러시아 회생책은 밝히지 않은 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의 매번 옐친을 공격하고 있다.
또 지난 96년 대선에서 득표 2위를 차지했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도 20%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보이고 있는 차세대 후보다. 그가 구소련에 향수를 갖고 있는 노년층 이외에 더 지지세력을 늘릴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지만 공산당 열성파들의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밖에 한때 옐친이 후계자로까지 공식 지목했던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총리는 최근 자신이 이끌고 있는 「우리집 러시아당」내 지지자들이 이탈하는 등 기세가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이들 모두 내심으로는 「포스트 옐친」시대의 조기 개막을 원치않는 것 같 다. 옐친의 유산인 「러시아 최악의 경제위기」를 떠안기보다는 경제가 회복단계로 돌아설 때를 기다린다는 게 이들의 속마음이라고 정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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