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온라인쇼핑 성장에 밀려 주춤하던 백화점 관련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이른 추석 연휴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에 주요 백화점들이 새 점포를 잇달아 오픈할 예정이어서 외형 성장에 따른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조적으로 백화점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004170) 등 백화점 3사의 지난 3개월 주가상승률(1일 종가 기준)은 평균 6.01%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0.37%)을 5.64%포인트나 앞질렀다.
7월21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후 내수 경기에 훈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여기에 백화점들이 추석 선물세트 판매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화답한 것도 한몫했다.
시장에서는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진행하는 백화점들의 가을 세일 행사가 중국인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백화점들은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에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세일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겨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세일 중인 백화점에서 왕성한 소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업률이 3% 미만으로 하락했고 임금 노동자 수도 늘고 있다"며 "가계소득이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구매력도 커지고 있어 백화점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의 공격적인 신규 출점에 따른 외형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백화점 2곳, 아웃렛 4곳 오픈으로 가장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펼친 롯데는 내년에도 백화점 1곳, 아웃렛 2곳을 개점할 예정이다. 새 백화점은 상암DMC에 오픈할 것으로 보이며 영업면적 6만8,000㎡규모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웃렛은 진주점과 광교점 2곳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규 점포 오픈에 소극적이었던 현대도 내년에 판교에 수도권 최대 규모(영업면적 8만7,780㎡)의 복합쇼핑몰을 열 예정이다. 아웃렛은 김포점·가든파이브점에 이어 송도점까지 총 3곳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내년 김해에 영업면적 3만6,400㎡ 규모의 지역밀착형 백화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내년 말 센텀시티점은 센텀시티 B동 오픈으로 영업면적이 6만6,000㎡ 커질 예정이며 여주 아웃렛도 확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백화점의 영업면적당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에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롯데는 2012년 2억5,000만원이던 면적당 매출액이 지난해 2억3,000만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2억1,000만원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의 면적당 매출액은 2012년 2억8,200만원에서 올해는 2억6,500만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2012년과 지난해 1억9,000만원에서 올해 2억원으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에 영향을 끼치는 투하자본이익률(ROIC) 추이도 불안한 요소로 꼽힌다. 신세계의 ROIC는 2012년 12.41%에서 지난해 5.38%로 급감했고 현대는 10.45%에서 8.5%로, 롯데는 6.52%에서 4.48%로 낮아졌다.
박 연구원은 "외형은 성장하고 있지만 이익 개선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외형이 성장하더라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