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광고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블 방송 광고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지상파 광고부터 버스 광고까지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친애저축은행은 브라질 월드컵 기간 한 지상파 방송사와 4억원대 광고 계약을 맺었다. 이 저축은행은 월드컵 기간 이 같은 광고를 총 150회 내보낼 예정이다.
친애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친애저축은행이라는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경기 광고를 결정했다"며 "새벽 시간대임에도 시청률이 3%대라서 광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친애저축은행은 광고와 함께 블로그에서도 대표팀을 응원하는 덧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고 신규 고객에게 응원 도구를 증정하는 등 월드컵 마케팅에 한창이다.
아이디어 광고에 승부를 건 곳도 있다.
SBI저축은행은 서울 지역 모든 버스에 문이 열릴 때마다 깃발 형태의 광고판이 펼쳐지는 형태의 광고를 하고 있다. 한 달에 들어가는 비용은 2억원으로 연간 약 20억원이 든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승객들이 날마다 이용하는 버스에 광고를 함으로써 고객들이 SBI저축은행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는 효과가 있다"며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버스 광고 비용이나 방법, 효과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꽤 많이 걸려온다"고 전했다.
저축은행들이 적지 않은 돈을 써서 앞다퉈 광고에 나서는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정보를 활용한 텔레마케팅(TM)이나 대출모집인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름이 알려진 저축은행과 거래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 마케팅 수단이 사라진 저축은행들이 홍보 효과가 큰 TV광고나 옥외광고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큰 비용을 지출하기 어려운 소규모 저축은행들은 인터넷 검색어 노출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광고 방식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거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영화 홍보 등에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을 쓴 것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처럼 규모에 걸맞지 않은 광고 비용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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