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LG유플러스(032640)를 시작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첫 분기 실적 발표인 만큼 기대했던 수준의 이익이 발생했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통법 도입 이후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일회성 비용 증가와 이통사 간 보조금 전쟁 지속으로 마케팅 비용 감축 효과를 누리지 못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다만 주가에는 이미 반영됐으며 단통법 정착에 따라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금액은 8,222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9,388억원 대비 12.4% 감소했다. 단통법 도입 이후 이통사 간 경쟁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지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017670)이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5,0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33.1% 증가한 1,663억원, KT(030200)는 1,526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통3사의 실적 부진에 대해 단통법으로 단말기 지원금 변동성은 줄었으나 대리점에 대한 판촉비 변동성은 확대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4·4분기 단말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15~20% 정도 줄어들었으나 마케팅 비용은 크게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업체도 있었을 것"이라며 "단통법 시행에 따른 판매량 급감에 따라 유통망들의 수익보전을 위한 리베이트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통법 초기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일회성 비용의 증가도 원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통법으로 통신업체만 수혜를 받고 이용자와 대리점은 불리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통사들이 중도해지 위약금 면제 요금제를 출시하고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화에 나서면서 일회성 비용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4·4분기 실적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단통법 안착에 따라 주가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통법이 시장에 안착하면 단말기 개통 물량과 가입자당 유치비용 감소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 설비 투자도 마무리돼 이통사 의지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 감소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가 나오면 오히려 이통사들의 주가는 뛰는데 단통법에 이어 판매장려금 규제까지 등장하면 주가 상승 시기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당성향 상승 가능성도 통신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양승우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배당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상향할 경우 주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배당성향을 기존 20%대에서 30%로 상향하고 있다"며 "올해 단통법 효과 본격화에 따른 순이익 증가로 예상 배당수익률은 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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