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이 출시되면서 기존 PC시장에도 컨버전스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MS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윈도8은 기존 PC용으로 제공되던 윈도를 모바일 시대에 맞게 새롭게 개편한 야심작이다. MS는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윈도를 앞세워 PC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했지만 2008년 스마트폰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애플과 구글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에 PC 업계는 PC와 모바일을 모두 아우르는 윈도8의 출시에 맞춰 일제히 '탭북'으로 대표되는 컨버전스 신제품을 출시하고 주도권 탈환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태블릿PC에 별도 키보드를 탑재한 윈도8 기반의 탭북 '아티브 스마트PC'를 내놨다.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노트북PC의 모양을 갖췄지만 배터리,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의 주요 부품을 액정화면 뒤에 배치했다. 키보드를 이용하다가 액정화면만 따로 떼어내면 바로 태블릿PC로 이용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11.6인치 액정화면을 탑재해 활용도를 높였고 '갤럭시 노트'를 통해 선보인 전자펜 'S펜'을 지원해 기능성을 극대화했다.
LG전자도 '엑스노트 탭북'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키보드와 액정화면이 분리되지는 않지만 액정화면 뒤로 키보드를 숨길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평소에는 태블릿PC로 활용하다가 키보드가 필요할 때 제품 왼편의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올라가면서 키보드가 나타난다. 11.6인치 크기의 액정화면을 탑재하면서도 1.05kg의 무게를 구현해 휴대성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PC업체들도 줄줄이 신제품 출시에 돌입했다. 소니는 평소에는 태블릿PC처럼 쓰다가 화면을 올리면 키보드가 나오는 '바이오 듀오 11'을 선보였고, 레노버는 회전식 액정화면을 탑재한 '아이디어패드 요가'를 내놨다. 또 에이서도 '아이코니아'를 출시하는 등 탭북시장을 둘러싼 주요 PC업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PC 업체들이 탭북 출시에 나서는 것은 윈도8 OS가 지원하는 터치스크린 기능으로 기존 노트북PC와 태블릿PC의 장점을 모두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노트북PC처럼 이용하다가 상황에 따라 태블릿PC로도 활용이 가능해 각각의 제품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IT 업계는 윈도8을 탑재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윈도8 OS를 탑재한 태블릿PC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에서 올해 17%를 기록한 뒤 오는 2014년 29%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안드로이드 OS는 같은 기간 40%에서 28%로 점유율이 하락해 윈도8이 조만간 안드로이드를 추월할 것으로 점쳤다.
업계 관계자는 "윈도8은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기존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지원하고 기존 사용자에게 익숙한 환경을 보장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며 "일반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소비용으로는 아이패드가 인기를 끌고 기업용 태블릿PC시장에서는 윈도8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