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ㆍ단기금융ㆍ파생상품ㆍ부동산 펀드 등을 포함한 국내 펀드 수탁고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펀드의 신규 출시 숫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0여개를 넘어섰던 월별 신규 펀드 출시 숫자가 지난 7월 이후 확연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펀드 출시 수는 올들어 1,000여개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나며 200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올 하반기 이후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월별 신규 펀드 개수는 2005년 1월 366개, 2006년 1월 688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월 923개로 늘어난 뒤 1월에는 1,007개를 기록하며 2005년 이래 처음으로 월별 출시 규모 1,000여개를 돌파했다. 이후 월별 펀드 출시 숫자는 5월 1,168개까지 늘어났으나 7월 974개를 기록하며 1,000개 이하로 첫 감소했다. 이어 8월 917개를 거쳐 지난 9월에는 808개로 감소하며 지난 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사모펀드 및 클래스 펀드 제외)의 월별 신상품 출시 숫자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형 펀드 월별 신상품 수는 5월 이래 매월 10~20개를 유지해왔으나 9월 8개로 떨어졌으며 이달에는 상품 출시가 4개에 그쳤다. 특히 올들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식형 해외 공모 펀드 신상품의 출시 숫자도 역시 줄어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 펀드 신상품은 2월 이후 7월을 제외하고 모두 20여개를 넘었으나 9월 들어 18개로 감소했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아대형주밸류주식형’과 NHCA자산운용의 ‘라틴아메리카포르테주식’등 단 3개 상품만이 출시됐다. 반면 전체 펀드의 수탁고는 현재 27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체 펀드 수탁고는 올해 들어서만 약 37조원가량 확대된 상황이며 이달 2일 이후에는 매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의 한 관계자는 “펀드 수탁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상품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무분별한 상품 출시에 의한 ‘갈아타기’보다는 기존 펀드의 안정적인 운용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라며 “장기투자문화의 확산 차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김석구 하나UBS자산운용 상무도 “국내 펀드시장은 이제 막 초기단계를 넘어 제2기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펀드를 쏟아내기보다는 기존 펀드의 장기적 안정 운용이 운용사ㆍ투자자 모두에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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