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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을 맞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는 드넓은 모래사장과 바다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 해변가가 꼽힌다.
커피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는 국내 최고의 커피 명장들이 조성한 커피거리가 성업 중이다. 커피전문점들 역시 저마다 아름다운 경치를 벗삼아 이색 테마 매장을 선보이며 휴가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데 혈안이다. 이제 이들 커피하우스는 각 지역의 특성과 자연과 어우러진 관광 명소로 떠오르며 지역의 이색적인 커피 문화를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올여름 휴가지로 강릉을 다녀온 직장인 김지민(31)씨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와 식사를 하며 요트와 선박이 오가는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운 기억이었다"면서 "강릉에 오면 으레 안목 커피거리에 들러 커피 향에 취한다"고 말했다.
◇전국 휴가지는 커피 향에 취했다=커피거리가 제일 먼저 조성된 곳은 강릉 안목 커피거리다. 1980년대 초부터 커피 명소로 명성을 얻어온 이곳은 특히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국내 최고의 커피 명장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이들은 로스팅 기계를 들여놓고 자신만의 손맛을 낸 원두를 볶아내고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전국 커피 마니아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강릉에는 로스팅으로 원두를 생산하는 김용덕씨의 '테라로사'를 비롯해 우리나라 커피 1세대이자 핸드드립의 최고수로 꼽히는 박이추 선생이 운영하는 보헤미안, 전국에서 유일하게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커피커퍼' 등 커피 명가와 명장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 마니아라면 누구나 강릉을 최고의 커피도시로 꼽을 정도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안목ㆍ사천해변 등에는 커피전문점 250여곳이 성업 중이다.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전포성당 일대도 커피거리로 유명하다. 원래 전파사와 철공소ㆍ공구상이 밀집해 있던 이곳은 불황의 영향으로 공구상과 철공소들이 하나둘 떠나더니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에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잇따라 들어서기 시작했다. 카페 주변에는 아직도 철물상과 공구상이 영업을 하는데 이들 공업소는 카페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그것이 오히려 묘한 재미를 더해준다.
부산 서면 카페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곳에서 제일 먼저 생긴 가게는 애드오그램이다. 그 뒤를 프롬나드, 모퉁이, 아뜰리에 마카롱, 인컵스가 뒤따랐다. 서면 카페거리는 2009년부터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지금은 24곳의 가게가 영업하고 있다.
지역 인구 대비 커피 인구와 커피전문점 숫자가 가장 많은 대구는 토종 브랜드 커피가 전국적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커피산업 인프라가 가장 발달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10월 대구국제커피문화박람회가 열리는 도시다.
대구 명동 동성로 카페골목은 2000년 4월 '다빈치'가 처음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되기 시작해 柳&칼디커피, MYCOFFEECALROMANCE, LUCID, 디토르테, JOJO'S COFFEE CLUB, D'NAPOLI, Cafe Tea 모아, cafe pio, 하늘호수 카페 등이 유명하다. 柳&칼디커피는 각종 바리스타 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전문 바리스타를 보유하고 있으며 커피 원두를 직접 수입해서 볶아 전문 바리스타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낸다. 평일에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하면 종류가 다른 핸드드립 커피를 공짜로 리필해주는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휴가지 명소도 점령한 커피전문점들=커피거리가 관광 아이템이 되면서 서울ㆍ수도권 지역에 집중했던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지역 명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강릉항 마리나점'을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항구에 위치한 이점을 들어 시원한 바닷바람과 일출ㆍ일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바캉스 명소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매장의 사면이 통유리 및 테라스로 돼 있어 어느 위치에 자리를 잡아도 바다를 감상하기 좋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커피 외에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도록 메뉴도 신설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분위기도 입었다. 최근 오픈한 경주 '보불로점'도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적인 건축 방식에 맞춰 인테리어한 한옥 매장이 경주 고유의 지역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스타벅스는 지난 6월 강원도 속초와 강릉에 속초중앙로점, 강릉안목항점을 각각 새로 열었다. 속초중앙로점은 영국 런던 포토벨로 노팅힐의 스타벅스 매장 디자인을 모티브로 삼아 해변과 어울리는 분위기의 디자인으로 설계된 매장이다. 4층에는 속초 앞 바닷가가 보이는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안목항점의 경우 안목항 지역의 풍경과 커피 문화를 담은 사진들을 매장에 전시하는 등 지역 특색을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며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전남 목포와 충북 보령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목포의 목포평화광장점은 매년 여름철 목포의 최대 축제로 꼽히는 '목포해양문화축제'가 개최되는 지역에 자리 잡았다. 매장 앞에는 초대형 분수 시설인 '목포 춤추는 바다 분수'가 위치해 분수쇼를 관람하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대천해수욕장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대천해수욕장점은 특히 지역 대표 행사인 '보령머드축제' 기간에 많은 고객들이 찾는다.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축제 동안 아이스 아메리카노 약 2,200잔과 빙수 1,500개가 판매됐고 하루 최고 매출이 800만원에 달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의 관광지인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엔제리너스 달맞이점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달맞이점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동백섬ㆍ마린시티ㆍ광안대교에 이르는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매장 2층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마련돼 있다. 새벽 바다의 경치를 즐기려는 고객들을 위해 매장을 24시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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