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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발전방안 발표] 은행 투자한도 100%로 늘려 기관역할 확대

'큰손' 우정사업본부 한도도 예금자금 20%로 늘리기로

사립대 적립금·공제회 묶어… 연합 연기금 투자풀도 조성

한국판 다우 KTOP30 도입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은행과 우정사업본부의 주식투자 한도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립대학 적립기금, 공제회 자금 등을 하나로 묶어 운용하는 '연합 연기금 투자풀'도 조성하고, 공모펀드에 대한 '10%룰'도 완화해 기관투자가의 주식시장 참여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판 다우지수인 'KTOP30' 및 코스닥 개별 종목 선물·옵션 상품 등을 도입해 주식시장의 중장기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위원회는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기관투자가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선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한도가 현재 자기자본의 60%에서 100%까지 확대된다. 주식시장의 큰손인 우정사업본부의 주식 투자 한도를 예금자금의 10%에서 20%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형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립대학 적립금, 사내복지기금·공제회 등을 대상으로 '연합 연기금 투자풀(운영위원회)'도 만들 예정이다. 투자풀 자금 중 단기자금은 증권금융이, 중장기자금은 주간 운용사가 위탁 운용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강화를 위해 한국판 '스튜어드십(stewardship)'을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이 지난 2010년 도입한 제도로 기관투자가가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준칙이다.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적극성을 강조하는 행동지침인 것이다. 내년에는 일본도 도입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방안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준칙(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을 마련하도록 한 것은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공모펀드의 주식투자를 늘리기 위해 '10%룰'도 완화한다. 그동안 주식시장의 핵심 기관투자가인 공모펀드는 특정 종목 증권에 대해 펀드 재산의 10% 이상을 담을 수 없었다. 금융당국은 펀드 재산의 50% 범위에서는 특정 종목을 25%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기관투자가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시장 참여도를 높여 국내 증시의 안전판으로 만든다면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의 증시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의 수요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투자 상품도 확대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 초우량 종목을 기초로 한 선물·옵션 상품과 상장사가 특정 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주식을 발행하는 '트래킹주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전자회사가 반도체 메모리 사업이나 가전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 이 부문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스닥·코스피 종목 중 국내 경제를 대표하는 30개 초우량 종목을 묶어 한국판 다우지수인 'KTOP 30'지수도 나온다. 이 국장은 "KTOP30지수가 국내 대표 지수로 정착될 경우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해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애플도 다우지수 편입을 위해 7대1의 액면분할을 추진했고 이후 투자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급등했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차익거래세 인하 방안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제혜택이 주식시장에 강력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방안에는 빠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에 한해 세제혜택을 줄 경우 차별 시비에 말릴 우려가 있었다"며 "세제혜택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지속되는 만큼 거래세 등 세금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차분하게 더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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