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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뱅 1년 그후] <2> 제일모직에 쏠리는 기대

'의식주+休' 4대 신성장동력 갖춰… 지주사 역할 정립은 과제<br>삼성전자와 공동주주인 바이오로직스 미래도 기대<br>그룹 지주사 전환과정서 발렌베리家 벤치마킹 필요



지난 1년여간 진행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단연 눈길을 끈 계열사는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큰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이었다. 더구나 제일모직은 오너 일가인 이서현(사진) 사장이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일모직은 지난 1년간 이런 면에서 성장통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옛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 부문을 넘겨받았지만 알짜 사업으로 분류되는 건물관리 부문을 에스원에 넘기고 사명도 변경하는 등 사업 재편에서 태풍의 눈과 같은 역할을 했던 탓이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과 바이오사업을 양대 축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얻었지만 그룹의 지주사로서 기능하기 위해 더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바이오 양대 축으로 신성장모델 정립=현시점에서 제일모직의 최대 과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향후 지배구조 재편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예단할 수 없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지거나 실적이 좋지 않으면 인수합병(M&A)을 통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상장 직후인 지난 1월5일 17만9,5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나타냈으나 31일 현재 14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런 측면에서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의 36%를 차지했던 패션산업 부문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은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해외 확장과 스포츠의류 등 신규 브랜드 도입을 통해 매년 32.5%씩 성장해 오는 202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제일모직 내 건설사업 부문은 조경 등의 분야에서 다른 건설사로부터 일감을 따올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 받고 있으며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있다. 또한 레저사업 부문은 매출비중이 8.4%로 비교적 낮지만 최근 한국을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와 더불어 제일모직이 삼성전자와 함께 공동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도 양대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3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 유럽 허가 신청을 완료하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가(家)를 벤치마킹하라=삼성은 지난해 12월18일 제일모직을 상장하며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섰다. 제일모직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구조에서 최정점에 위치해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42.9%에 달해 향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재계에서는 삼성전자를 삼성전자홀딩스(가칭)와 삼성전자(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삼성전자홀딩스와 제일모직을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안이 됐든 제일모직은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이 모델로 삼아야 하는 회사로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지주사인 인베스터 AB를 꼽고 있다.

발렌베리그룹은 창업주인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가 1856년에 설립한 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건설·기계·전자·제약사업으로 확장해 여러모로 삼성과 닮은 곳이 많은 회사다. 인베스터 AB의 시가총액은 스웨덴 전체의 40%에 이르고 그룹 매출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같은 부(富)의 편중 현상에도 불구하고 발렌베리그룹은 스웨덴 국민들로부터 '국민기업'으로 존경 받고 있다. 끊임없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 성장을 추구해 괜찮은 일자리를 스웨덴 국민들에게 줬기 때문이다. 또한 인베스터 AB를 중심으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어낸 것도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그룹의 제2의 창사와 맞먹는 중대한 변곡점"이라며 "제일모직이 그 중심이자 간판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감성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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