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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視界 0' 허리띠 바짝죈다
입력2004-10-31 17:57:27
수정
2004.10.31 17:57:27
기업 16.7% "매출 줄어들것" 외형성장 스톱 우려<br>행정수도 이전 불발…내수회복 기대도 사라져<br>R&D등 투자규모는 안줄여 그나마 '한가닥 희망"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며 허리띠를 바짝 죄는 것은 그만큼 국내외 경영여건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도 분기 경제전망을 내놓지 못할 정도로 국내경제가 시계(視界) 제로인 상태에서 기업들의 공격경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형성장도 기대 이하=‘2005년 경영계획 관련 설문’ 중 내수와 수출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각각 응답자의 66.7%(20명)와 60%(18명)가 거의 변화가 없거나 다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해 현재의 내수침체 및 수출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했다
이러한 전망 속에 주요 기업들은 내년 매출목표를 세우는 데 있어서도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년 매출이 10% 정도밖에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가운데, 특히 16.7%의 기업들은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해 IMF 외환위기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누려오던 기업들의 외형성장이 본격적으로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게 한다.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내수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이 사실상 불발됨에 따라 건설ㆍ부동산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데다 신용불량자 문제 등이 남아 있어 빠른 회복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 대외경제여건도 좋지 않아 대기업들이 내년 경기전망을 낙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내외 경제변수들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기대를 갖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내년에는 기업하기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지 물은 질문에 응답자의 63.3%(19명)가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국회에 상정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 등에 따른 투자 및 고용 분야의 규제강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더구나 국회마저 민생은 뒷전에 두고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최고경영자(CEO)들로서는 기업정책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신규투자는 어려워=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도 주요 기업들은 그나마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신규투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내년의 총투자 증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10% 이내에서 투자규모를 늘리겠다고 답했고 26.7는 ‘현상유지’를 택해 최소한 투자규모를 줄일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여유자금의 투자우선 순위에 대해서는 주로 연구개발(R&D)과 관련설비 쪽에 집중됐다. 여유자금의 우선사용처에 대한 질문에 ‘내부유보’라고 밝힌 응답자는 13.3%에 그친 반면 응답자의 70%가 R&D와 관련설비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단기적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면서 경영계획을 보수적으로 짜면서도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내년 총투자 예상금액 약 1조원 중 R&D에 6,000억원, 설비투자에 4,000억원을 쏟을 계획이라며 “중ㆍ장기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표를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에 분발하지 않으면 단순 설비투자로 생산량만 늘리는 것은 아무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별로 늘어나지 않을 듯=주요 대기업들은 내년도 신규 고용인력을 최소한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 힘쓰겠지만 대폭 늘릴 의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투명한 경기상황에서 신규채용이 그만큼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고용에 대해 주요 기업들의 46.7%가 5% 이내 증가, 30%가 현상유지로 답해 자연증가분을 제외하면 신규채용에 대한 의사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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