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개인정보 외부 유통 사실이 발표되면서 비상근무에 들어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내 롯데카드 고객센터의 경우 고객보다 직원이 더 많을 정도로 한산했다.
롯데카드 고객센터의 한 직원은 "최초 카드 정보 유출 소식을 접한 뒤에는 카드 재발급을 요청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주말에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면서 "예상과 달리 고객들이 2차로 정보가 유통됐다는 사실에 크게 민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카드의 한 상담원은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데 오후에 출근한 1시 넘어서야 전화를 처음 받았을 정도로 연락이 뜸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외부 유통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지만 이미 지난 1~2월 카드 해지를 한 고객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월 이후 3개 카드사에서 탈회한 회원은 110만명이다.
국민카드 고객 박명희(49)씨는 "사실상 모든 정보가 유통됐다고 기사화됐지만 애초부터 내 정보가 시중에 팔려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주변에서 재발급 받을 사람은 이미 다 재발급을 받아 고객센터를 찾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고객 민원 발생을 대비해 연장근무에 돌입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검찰 발표가 지난주 금요일에 나왔기 때문에 고객들이 월요일부터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국민카드는 15일부터 본사를 비롯한 전국 25개 지점이 오후4시까지 연장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검찰 발표 이후 첫 평일인 17일에도 특이사항이 발생되면 즉시 연장근무 체제로 변경할 방침이다.
농협카드도 15일부터 전 지역센터를 오후4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농협카드 역시 고객민원 발생 추이를 확인해 평일 연장근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이날 카드센터에 긴급 인력을 투입하고 콜센터를 기존과 같이 24시간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마다 위치한 카드센터에 본사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고객들의 민원이 많아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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