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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대선공약의 허실/경제 위기관리
입력1997-12-09 00:00:00
수정
1997.12.09 00:00:00
김영기 기자
◎“총력체제 구축” 한목소리/한나라당「경제난 극복 비상대책기구」 한시적 운영/국민회의대량부도 방지위해 건실기업 대출 연장/국민신당산업 구조조정 원활화 특별법 제정 추진경제위기에 대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이 대규모의 투자 및 인력 감축을 선언하고 「국가 부도」 상황에서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경제난국을 맞아 특히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 3당은 정책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칫 장밋빛 공약에 그칠 우려가 없지 않은 3당 후보의 공약을 분야별로 점검하고 분석과 평가를 곁들여 「대선공약의 허실」을 살펴본다.
한나라당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을 위한 「총력체제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파탄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기에 앞서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는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 아래 집권하면 정권인수팀 산하에 「경제난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기구」를 발족, 취임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IMF 관리체제를 최단시일내에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육성과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통해 고용을 창출, 대량실업사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 금융개혁과 금융자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집권 후 1년내에 부실채권 및 부실금융기관을 조속히 정리할 방침이다.
금융실명제의 대폭 보완과 관련, IMF측이 금융실명제의 골격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보완은 하더라도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한시적 유보나 무기명 장기채권 발행, 자금출처조사 면제조항 등의 획기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시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방지, 중간배당제 도입, 주식액면가 자율화,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 등 건전하고 안정적인 증권시장 수요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IMF 합의에 따라 예산도 부분 손질, 경상지출의 삭감에 중점을 두고 우선순위가 낮은 자본지출은 전체 사업공기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사업비를 부분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반면 국민회의는 IMF 관리체제를 조기에 극복, 2000년대 초반에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5강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경제기반을 구축키로 했다.
국민회의는 당면한 외환위기와 금융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IMF의 구제금융 조건을 원칙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IMF 자금지원으로 금융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신속하게 회생시켜 1년반안에 IMF 치욕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국민회의는 우선 원활한 자금흐름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IMF 관리기간중 금융실명제를 유보키로 했다.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부실채권을 조기 정리해야하며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연관국가·국제기구와의 공고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경제안정화 시책을 실천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는 1년반안에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장은 이어 『우리 당이 집권할 경우 IMF측의 내년 경제성장률 2.5% 억제 등에 대해 추가협상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는 특히 지나친 성장률 하락을 용인하면 투자위축과 금융기관 구조조정, 재정긴축, 통화긴축으로 기업의 대량부도와 대규모 실업사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이같은 IMF 충격에 따른 대량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건실한 기업의 대출금을 재연장하고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을 전금융기관에서 할인하며 ▲은행의 종금사에 대한 콜자금 지원을 재개하고 ▲부실채권기금을 20조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국민신당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고비용, 저효율구조의 정착에 따른 대외경쟁력 약화와 재벌기업의 지나친 차입경영, 선단식 경영, 문어발식 확장 등이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과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 사이에 끼여버린 너트크래커 현상도 경제위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실기까지 겹쳐 초래된 현 경제위기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고 정부측에 「경제위기 관리를 위한 비상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우선 「예금자 보호를 위한 임시조치법」을 긴급입법을 통해 국회가 즉각 입법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또 기업연쇄도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건전기업에 대하여 대출금 상환을 유예해 주는 「금융단 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은행은 부족자금을 특별융자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대통령당선자가 신정부 인수전이라도 조각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 위기가 결국은 산업분야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구조조정특별법의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특별법에는 ▲화의 또는 법정관리와 관련된 심판제도의 전문성 확보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재산양도시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의 감면조치와 일정기간 업무용, 비업부용 부동산의 구분을 없애고 ▲신용대출관행과 공정거래법상 기업인수제도도 한시적으로 완화하며 ▲기업 합병과 퇴출에 따른 규제를 대폭 수정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황인선·양정녹·온종훈 기자>
◎평가/위기상황 반전 대안 미흡/금융기관 구조조정 등 구체 대책 못내놔
15대 대통령 후보들은 현재의 경제위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대안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경제위기의 핵심인 금융위기와 관련, 세 후보들은 일단 부실채권 및 부실금융기관의 조기정리를 통한 금융기관 구조조정에는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총론을 실천할만한 구체적 해법은 돋보이지 않으며 실현성도 의문시되는 내용이 많다.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집권 1년 이내에 부실채권 및 부실금융기관을 조속히 처리한다 했지만 1년 이내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역시 부실채권기금을 20조원으로 확대한다고 했지만 자금 마련 측면에서는 구체성이 결여돼 있으며 실시한다해도 국민의 부담을 등한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의 부족자금을 특별융자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이인제 후보의 주장 역시 IMF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과 상반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기업자금난의 해소방법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내세운 배당소득의 이중과세 방지 등을 통한 증시활성화와 금융종합과세 및 분리과세 등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반면 국민회의 김후보는 IMF 충격에 따른 대량 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건실한 기업의 대출금을 재연장하고 기업어음(CP)을 전금융기관에서 할인하자는 입장이다. 이는 현 정부 역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지만 실제 자금시장에서는 실효가 없어 원론적 측면에 불과하다는 평도 있다.
한편 한나라당 이후보는 금융실명제의 보완을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한시적 유보나 무기명장기채권의 발행, 자금출처 면제조항 등의 내용 등을 담은 개선책 마련을 검토중이다. 국민회의 김후보는 아예 자금흐름의 원활화를 위해 IMF기간중 금융실명제를 유보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인제 후보 역시 금융실명제의 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같은 입장들은 그러나 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실명제의 골격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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