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펀드매니저들 "한국증시 내년에도 상승" 제조업보단 지방銀ㆍ게임ㆍ인터넷주 관심을외국 투자자본 규제 움직임은 바람직 안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뉴욕 월가(街)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데다 낮은 금리와 연기금 자금의 증시유입 확대 등을 이유로 내년 한국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다만 최근 한국정부가 외국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움직임에 대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 있다’며 경계할 것을 조언했다. 내년부터 사실상 개방형으로 전환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코리아펀드(Korea Fund)를 운영하는 존 리 책임자와 한국주식 전문 펀드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의 헨리 셔거먼 대표로부터 내년도 한국증시 전망과 금융시장 변화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존 리 코리아펀드 펀드매니저(도이치애셋매니지먼트 전무)=한국 투자자들은 은행 예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길 때가 됐다. 한국 기업들의 시장가치는 50% 정도 저평가돼 있으며, 특히 상장 중소기업들이 아주 매력적이다. 전통 제조업보다는 지방은행과 게임ㆍ인터넷ㆍ휴대폰부품ㆍ공장자동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낮은 금리로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진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거대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약달러도 호재다. 단기적으로 수출에서는 손해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원화강세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체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촉매가 된다. 지난 80년대 엔화절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된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가 외국자본의 일부 폐해를 이유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 부정한 투자를 일삼는 외국자본에 대해서는 감시와 감독이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 금융시장이 모두 침체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헨리 셔거먼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 대표=연기금의 7% 이상이 주식시장에 투입되고 사모펀드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시중금리는 떨어지고 있어 내년도 한국 주식시장 전망은 아주 밝다. 현재 10배 이하로 떨어진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정도는 돼야 적절한 평가를 받는 것이다. 증권과 보험 등 금융업종과 전자ㆍ제약산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원화강세로 주식시장 탄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규모와 기업의 다양성을 감안할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년부터 소비가 살아나고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를 필요 이상 규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은행의 외국인 이사 수를 제한하고 외국펀드의 차익에 색안경을 쓰고 들여다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보고서를 통해 외국자본의 한국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부 규제를 크게 우려한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4-12-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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