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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새패러다임을 찾아서] 시카고상업거래소

윌리엄 벅스 CME IR담당 이사는『올해로 개설 10년째인 유로달러시장은 하루 거래규모가 35만여건으로 2위인 S&P500지수 선물의 3배가 넘는다』며 『유로달러가 CME의 최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로달러는 쉽게말해 미국밖에서 유통되고 있는 달러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달러는 99년 현재 4,700억달러에 이르고, 이중 3분의 2가 미국밖에 흘러다닌다. 해마다 새로 인쇄된 200억달러의 미국돈이 해외로 나간다. 무역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미국의 최대 수출품은 달러지폐다. 미국 정부는 달러 보유자로부터 무이자로 대출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달러를 해외에 유통시킴으로써 연간 200억달러 이상의 이자에 대해 자본이득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파나마와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등 2개국은 이미 달러를 단일 공용화폐로 사용하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은행대출의 63%가 달러로 표시돼있다. 96년말 현재 전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중 59%인 4,230억달러가 미국돈이다. 지난 12월 독일정부가 부도위기에 처한 자사 철강업체에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하자 월가 외환딜러들은 달러화의 유일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유로화를 가차없이 내팽개쳤다. 1달러=1유로라는 등식이 무너지며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 가치를 앞서는 순간이었다. 일각에선 유로화의 싹을 자르려는 미국의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벅스 이사의 말에서 국제시장을 휘젓고 다니는 달러화와 그 달러화를 세계 최대의 금융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美 자본시장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CME는 매일 아침 7시 30분이면 전쟁을 방불케하는 광경이 연출된다. 미국 당국은 매달 17개의 경제지표를 발표하는데 인플레, 고용지수 등 중요한 경제변수들이 어김없이 아침 7시 30분에 공표된다. 공표즉시 피트(거래소내 매매가 행해지는 팔각형 모양의 장소)주위에서 유리한 가격을 선점하려는 수백명의 브로커들이 양팔을 흔들고 고함을 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인터넷, 컴퓨터화하는 첨단시대에 수(手)거래가 웬말이냐고 말할 법하지만 벅스 이사는 선물거래는 스왑, 옵션 등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기때문에 아직 수거래가 효율적이라고 답한다. 일리노이주 육류유통회사에 다니던 리차드 펠드스타인씨도 최근 CME 유로달러 피트 브로커로 전직했다. 상사눈치볼 필요도 없고 성공적인 브로커는 1년에 20만~30만달러의 소득을 챙길 수 있기때문이다. 시카고=이병관기자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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