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한 해였다. 상반기 주식시장 강세에 고공행진을 펼쳤던 국내 주식형 펀드와 자문형 랩어카운트 수익률이 지난 8월 이후 곤두박질치면서 10% 안팎의 손실을 냈고 그나마 국내 채권형 펀드가 4%대의 그런대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가장 성공적인 투자처는 금이었다. 국제 금 선물은 연초 이후 10.8% 올랐고 금 투자 펀드도 20% 가까운 수익을 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16일 현재 10.28%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골고루 투자했다면 7.42%의 손실을 입었다. 기아차(31.02%)와 현대차(20.17%), 삼성전자(10.11%), 현대모비스(3.86%)만 연초보다 주가가 올랐을 뿐 현대중공업(-39.90%), 신한지주(-26.93%), 포스코(-20.6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약세 영향으로 주식형 상품들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11.26% 손실을 입었고 펀드에 따라서는 손실률이 34.70%에 달하는 상품도 있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는 21.55%의 손실을 냈고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홍콩H주 펀드와 중국본토 펀드가 각각 23.12%, 19.44%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최근 2년간 돌풍을 일으켰던 자문형 랩어카운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A증권사가 집계한 자문사별 연초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15일 기준으로 오크우드투자자문(-17.21%), J&J투자자문(-21.4%), 레이크투자자문(-23.14%), HR투자자문(-23.33%) 등 대부분의 자문사들이 코스피지수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반면 세이에셋자산운용은 16.56%의 플러스 성과를 냈고 템피스투자자문(-2.29%), 브레인투자자문(-9.61%)이 그나마 하락률이 적었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채권형 상품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물가상승분을 만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연초 이후 국내 채권형 펀드가 4.56%의 수익을 낸 가운데 국고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채권펀드가 4.70%, 회사채펀드가 4.42% 수익을 냈다.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긴축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채권펀드는 이 기간 0.04%의 손실을 냈다. 올해 가장 성공적인 투자처는 금이었다. 올 들어 국제 금 선물 시세는 10.8% 올랐고 금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DEX골드선물ETF는 17.73%의 수익을 올렸다. 일반 펀드 가운데서도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펀드A가 18.67%, PCA골드리치특별자산펀드A-1(Class A)가 16.96% 오르는 등 투자상품 가운데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다만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한 펀드들은 13~16%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신혜정 우리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블루 센터장은 "올해는 증시가 하락하면서 주식형 상품에 투자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며 "하지만 8월 이후 약세장에서도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박스권 장세에 발 빠르게 대응했거나 물가연동채권, 국내 기업의 해외발행채권 등 틈새 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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