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원폭 보상금 받게돼 감격”

“지난 40여년간 끈질기게 일본과 싸운 결과, 전쟁터로 끌려가 원폭을 맞은 보상금을 탈 수 있게 돼 감격스럽습니다.”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된 곽귀훈(79)씨는 최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원폭피해 한국인 원호수당 지급 소송에서 송소한 뒤 10일 소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곽씨의 승소로 일본은 원폭피해 한국인 1,000여명에게 이르면 9월부터 대한적십자사(총재 서영훈)를 통해 건강관리수당 등 원호수당을 지급하게 됐다. 피폭한국인 지원사업에 따르면 피폭 한국인의 대부분(95%)은 5등급에 해당하는 건강관리수당으로 월 3만4,030엔(약 35만원)을 받으며 나머지는 보건수당 1만7,070엔 등 6가지 수당을 받게 된다.

곽씨는 1945년8월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 원폭투하 당시 폭심에서 2km지점에 있었다. 당시 이곳에는 곽씨 외에 한국인 7만~8만명이 함께 있었으며, 이중 4만~5만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2만3,000여명은 살아서 귀국했다. 이후 곽씨는 `원폭피해자`라는 운명으로 살아야 했다.

곽씨는 “이번 사건으로 남쪽의 피폭자들은 물론 북한에 거주하는 900여명의 피폭자들도 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일본의 단체와 국내 단체들과 함께 북한도 수당지급을 받을 수 있도록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수당지급에 있어 의료문제와 일본에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해결돼야 한다”며 “일본을 굴복시킨 역사적인 쾌거가 헛되지 않도록 피폭자들의 인권수호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곽씨는 지난 98년 피폭 후유증 치료 차 일본에 간 것을 계기로 월 3만4,000엔씩 건강 관리 수당을 5년간 지급 받았으나 그 후 곽씨가 한국으로 귀국했다는 이유로 지급을 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 지난해 12월 승소했다.

<김민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