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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이 독자 패션브랜드 상품을 선보이는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형백화점들이 직매입해 들여오는 국내외 유명브랜드(NB·제조원상표)와 자체 상표(PB)를 달고 파는 상품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는 이른바 '주문형 단독브랜드'상품을 내놓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백화점 자신들만의 상품구색을 보여줄 수 있으며 PB에 비해 재고부담도 줄이고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데 따른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기존의 여성캐주얼 '타스타스', 남성셔츠·넥타이 브랜드 '헤르본'외에 내년까지 2~3개의 독자 패션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타스타스, 헤르본 등은 국내 제조방식으로 전국 점포에 단독매장을 두고 있다. 헤르본은 유행에 민감한 20~30대 남성들을 겨냥하고 있으며 셔츠가격은 10만원 안팎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GF)사업본부의 이정훈과장은 "백화점마다 비슷한 브랜드가 중복 입점된 경우가 많아 각자 특색을 살리기 위해 차별화된 브랜드 개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내년 글로벌 여성의류·잡화브랜드 2~3개정도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남성전용 속옷브랜드 '수완'을 이달말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기능성과 스타일을 가미한 대신 가격은 일반 브랜드제품보다 저렴하게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말 현대백화점은 국내 의류업체와 손잡고 남성 셔츠·넥타이 브랜드 '어번H'를 내놨다. 원색류의 색깔과 과감한 디자인을 입혀 셔츠의 경우 3만5,000원대 가격에, 넥타이도 닥스등 유명브랜드보다 가격을 크게 낮춰 판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상품 가짓수를 현재 7종에서 60여종으로 늘려 각 점포에 편집매장도 갖추기로 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공동개발해 지난 8월말부터 내놨던 여성브랜드 '퍼스트룩'은 29만원선의 여우털 조끼등이 잘 나가면서 판매점포도 롯데만 4곳에서 7곳으로 늘었다. 백화점들은 해외브랜드가 흔치 않았던 때에 PB패션상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해외유명 브랜드가 대거 들어오기 시작한 이후 2000년대초 무렵 대부분 백화점들이 재고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PB패션사업을 접었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브랜드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백화점들이 국내외 의류업체와 손잡고 직접 디자인해 주문 소량 제작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유망 국내외 브랜드를 모아 편집매장 형태로 선보이는등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자체브랜드 사업을 재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문을 연 가드로브, 분더샵, 트리니티 등을 포함해 의류·잡화 등 단독상품 편집매장 브랜드만 20개에 달한다. 지난 3월 부산 센텀시티내 문을 연 분더샵은 파리, 이탈리아 지역에서 온 브랜드 60여개로 구성돼 있다. 지난 1998년까지 신세계PL(자체상표)로 판매되다가 외환위기로 접었던 편집매장 트리니티도 올 3월 센텀시티에 재입성한 이후 월평균 판매액 1억5,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가 자체 개발해 지난 9월부터 선보인 유기농 순면으로 만든 친환경 여성 의류브랜드 '르에코'는 바지, 자켓류의 가격이 일반 순면브랜드에 비해 20~30% 싸 가격메리트를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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