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브랜드 루이비통의 전통적이던 모노그램백에 익살스럽고 앙증맞은 빨간체리가 그려진 가방은 ‘루이비통 무라카미 백’이라 불리며 세계패션시장을 장악했다. 루이비통이 일본출신의 세계적인 전위예술가 무라카미와 손을 잡고 아티스트의 손길이 담긴 가방을 디자인 한 것으로 세계적인 히트를 친 것이다. 이러한 성공의 중심은 ‘아티스트들과의 만남’에 있다. 의류브랜드 쌈지는 돌출행동을 서슴지않는 신예 팝아티스트 낸시랭(한국명 박혜령ㆍ26)과 손잡고 올해 아티스트가 피쳐링한 스포츠 브랜드 ‘낸시 랭 for 쌈지`를 선보인다. 그 런칭 쇼를 6일 청담동 트라이베카에서 연다. 이번 쇼는 일반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50명의 비전문인들이 낸시랭과 함께 무대에 서는 이색공연. 모델들은 낸시랭과 마찬가지로 165cm 전후의 소녀이미지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일반인들이다. 기존 프로 모델들이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마당극’형식의 쇼를 선보일 예정인데, 프로그램들은 채찍을 휘두르는 여교사, 솜사탕을 나눠주는 터부요기니, 관객과 낸시랭이 함께 하는 사진찍기 놀이와 액션페인팅 등 다채롭다. 이번 쇼서 보여질 작품들은 2년 전부터 줄곧 작업해온 ‘터부 요기니’ 시리즈와 함께 ‘아티스트 낸시랭의 비키니 입은 현대미술’에 소개된 명화 패러디 작품 등 모두 40여점. ‘금기’라는 뜻의 ‘터부’와 ‘천사 혹은 악마’라는 뜻의 그리스어 ‘요기니’라는 단어를 결합한 ‘터부 요기니’ 시리즈는 로봇의 몸체와 인간의 근육조직, 어린아이나 모나리자의 얼굴, 루이비통 백 등이 결합된 작품이다. 앵그르의 ‘터키탕’을 패러디한 ‘찜질장’에서도 그녀는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한다. 미술을 어려워하는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명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낸시랭은 “제가 좋아하는 것을 모두 섞은 것들이에요. ‘인간의 퇴색된 꿈’의 집합체라고 할까요?” 낸시랭은 이미 그녀 자신이 하나의 브랜드화 돼 버린 아티스트다. 지난 5년간의 그녀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던 2001년 첫 개인전 때 그는 아무도 보러 오지 않는 자신의 개인전을 홍보하기 위해 딱 붙는 짧은 원피스를 입고 피킷걸 흉내를 내며 호객을 했고,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초대받지 않은 꿈과 갈등: 터부 요기니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어릴 적 꿈이던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퍼포먼스를 속옷 차림으로 펼쳤다. 또 다른 전시회에서는 관람객에게 등을 드러내고 누워 오일을 발라달라고 했다. 또한 국내 아티스트로서는 처음으로 ‘루이비통’과 영상작품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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