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전자책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5인치 이상 대화면의 스마트폰과 고화질 태블릿PC가 인기를 끌면서 전자책 등'보는 즐거움'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단말기 제조사 중 전자책 등 콘텐츠 플랫폼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전자책 콘텐츠 플랫폼인'리더스 허브'를 확대 개편했다. 기존 교보문고, 텍스토어에다 삼성전자의 자체 스토어인 딜라이트북스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을 분야별로 한곳에 모았다. 신문 12종, 잡지 24종, 도서 11만권 등 전자책이 제공되며 동영상ㆍ음악 등의 멀티미디어가 삽입된 전자책, 사용자가 맞춤형 책장을 제작할 수 있는'나만의 책장', 독서를 도와주는 다양한 기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교육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인 '러닝 허브'도 이달초 폐막한 'MWC 2012'에서 공개했다. 전자책(리더스 허브), 음악(뮤직 허브)에 이어 스마트 단말기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교육 콘텐츠 플랫폼까지 갖추면서 타 업체와 경쟁에서 한발 이상 앞서 나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들 콘텐츠를 하나의 사용자 아이디(ID)로 이용할 수 있는'싱글 사인 온(single sign on)' 정책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지난 12일 전자책 앱인'LG 리더스(Readers)'서비스를 시작했다. LG 리더스는 전자책 콘텐츠 제공업체 리디북스, 파오인과 제휴해 일반 도서와 만화책을 포함한 전자책 8만여권, 잡지 100종, 신문 45종을 제공한다. 매달 수천 개의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며 서로 다른 곳에서 구입한 상품을 한 곳에 모아'내 서재'로 관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4대3화면 비율로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한 5인치 스마트폰'옵티머스 뷰(Vu:)'에 LG 리더스를 처음 탑재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와 차별화하고 옵티머스 뷰의 장점인 전자책 보기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출시되는 LG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며 기존 제품들도 다음달부터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전자책 등 콘텐츠 플랫폼 경쟁은 이동통신사들의 전유물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스마트 단말기에서 콘텐츠를 중개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화면이 크고 화질도 좋은 스마트기기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전자책 수요가 급증하자 관련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디자인 및 하드웨어 혁신의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중심의 경쟁 구조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에 이어 단말기 제조사들에게도 콘텐츠의 중요성이 갈 수록 커지고 있다"며 "콘텐츠 중에서도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전자책 분야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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