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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한 남자와 세 자매의 아찔한 로맨스

세상 속 통념에 비추면 30일 개봉하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발상이 발칙하기만 하다. 깔끔한 매너와 핸섬한 외모의 수현(이병헌)은 세 자매와 돌아가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 죄책감이나 갈등 따윈 없다. 그저 관객에게 “비밀의 크기만큼 행복해진다”고 말할 따름. 막내 미영(김효진)은 재즈바 보컬리스트. 어느 날 손님으로 온 수현에게 첫 눈에 반한다. 미영은 그와의 짜릿한 사랑에 전율하고 이내 “결혼하자“며 프로포즈한다. OK 사인은 받아내지만 끝이 아니다. 영화는 미영이 모르는 ‘아찔한’ 뒷얘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한다. 공부밖에 모르는 둘째 선영(최지우)은 집으로 인사하러 온 수현에게 빠져 버린다. 물론 수현은 그녀의 감정을 마다 않고 밀애를 나눈다. 첫째 진영(추상미)은 한 술 더 뜬다. 무관심한 남편은 “가족과 어떻게 섹스를 하냐”고 투덜대지만 수현은 “목선이 아름답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미영의 결혼식날 수현과 사고를 친 진영. 이로서 세 자매와 한 남자와의 비밀이 완성된다. 옴니버스 스타일이라고 해서 극적 치밀함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그저 세 자매를 바라보는 수현의 시각을 평면적으로 늘어놓았을 뿐이다. 상처 받는 이도 괴로워 하는 이도 없이, 현실에선 도저히 이뤄질 수 없을 듯한 내용에 온 가족이 춤을 추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렇다고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영화는 현실성을 놓쳤다기 보단 미련을 두지 않았을 뿐이다. 자신을 ‘사랑의 전도사’로 정의하는 수현을 ‘얄미운 바람둥이’ 정도로 바라본다면 영화는 가벼운 코미디로 이해할 만 하다. “비밀의 크기 만큼 행복해진다”는 말엔 동의하지 않더라도 즐거워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에 그리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포스터만 보고 야한 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별 재미를 찾지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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