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미국 굴지 금융사인 뉴욕라이프자산운용과 손잡고 미국ㆍ아시아 등의 해외자산 공동 투자에 나선다. 한국이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본격 진입하면서 국내 보험자산 운용이 갈수록 힘들어지자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포석이자 '금융의 세계화'에 대한 선언이다. 한편으로는 우리 보험 업계가 해외 투자에 나서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4일 미국 뉴욕라이프자산운용과 '자산운용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그 첫 단계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5억달러 규모의 '삼성-미국 다이나믹 자산배분 펀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9월 말 출시되는 이 펀드는 삼성과 뉴욕라이프 측이 각각 2억5,000만달러씩 분담하며 향후 국내 개인 투자자도 참여하는 공모펀드 형태로 운영된다. 이 펀드는 미국 내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며 뉴욕라이프자산운용이 채권 투자를, 삼성생명 뉴욕투자법이 주식 투자를 맡게 된다.
그동안 국내 보험사와 외국사 간 단순 상품업무 제휴, 위탁 운용 등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외국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제휴는 국내 경제 저성장 등으로 해외에서 자산운용의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삼성생명과 아시아 등 고성장 신흥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뉴욕라이프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날 5억달러 규모 펀드 결성에 이어 2단계로 미국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살아나고 있는 미국 부동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부동산에도 공동 투자를 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 3단계로 장기 고성장이 기대되는 미얀마 등 아시아 시장의 자산운용 시장에 공동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보험 업계는 보험상품 운용 특성상 수십년씩의 장기 운용 투자처를 찾아야 하지만 저금리,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저성장 등으로 마땅한 투자운용처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삼성생명의 제휴를 시작으로 해외 운용처를 발굴하기 위한 업계의 해외 금융사와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뉴욕라이프자산운용이 가진 글로벌 자산투자의 전문성과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역량을 결합해 다양한 제휴 협력 방안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부동산 투자의 경우 삼성생명의 부동산운용 자회사인 삼성 SRA자산운용과 뉴욕라이프자산운용이 공동으로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근년에 민주화 등과 맞물려 미국 등 서방세계에 경제 개방을 하기 시작한 미얀마의 경, 인프라 투자 등의 자산운용 측면에서 고성장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행사에 참석한 존 김 뉴욕라이프자산운용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향후 보다 많은 공동투자와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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