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단행된 차관인사는 전체적으로 실무형 전문가 그룹을 전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청와대 경제 보좌관과 건설교통부 차관 등의 인선 내용을 보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조율을 강화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관심을 모았던 건설교통부 차관에는 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낙점을 받았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 내정자가 세제 전문가인 점을 감안, 주택 공급 전문가인 이 차관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차관은 지난 98년 국민의 정부 시절 조우현 전 차관과 함께 분양가자율화를 비롯해 관련 규제를 풀어놓은 장본인. 때문에 현 부동산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신임 경제보좌관도 부동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인선이 이뤄졌다. ‘미스터 WON’으로 불릴 만큼 국제금융전문가이지만, 건교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축적해 청와대 안에서 부처간 부동산ㆍ금융정책의 조율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전 총리가 천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국방부 차관에 문민 출신의 김영룡 혁신기획본부장을 앉힌 것도 눈에 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 라인’인 서주석 청와대 안보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지만, 국방개혁에 관심이 큰 신임 김장수 장관이 그 동안 국방부 내부에서 개혁을 주도해온 김 차관을 선호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 차관은 행정고시 15회 수석으로 합격했으며 청와대 산업통신 비서관과 재경부 세제실장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이 국방부에 뿌리를 내린 셈이다. 국정원 차장들도 이번에 대거 물갈이 됐다. 국정원 1ㆍ2차장은 외부 수혈로 가닥이 잡혔다. 김승규 전 국정원장의 사퇴를 즈음해 조직이 흔들렸던 점을 감안할 때 쇄신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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