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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돌파 과정서 주도株 바뀌나"



미국발 실적 훈풍에 우리 증시가 급등했다. 조선∙철강 등 전통적 중국주(중국 경기상황에 밀접한 종목)들이 그동안 부진에서 빠르게 회복하며 강세 행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증시 주도주로 군림했던 정보기술(IT) 주들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증시 주변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박스권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주도주가 교체 조짐이 일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조선∙철강주 등 강세= 23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속에 전일보다 22.53포인트(1.30%) 오른 1,758.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연중 최고점이다. 전일 미국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전과 주택지표 개선에 급등한데 힘입어 장중 1,760선을 넘기도 했다. 14일에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치(1,764P)에 다시 바짝 다가서며 추가 상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조선과 철강 그리고 금융주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나흘 연속 상승하며 장중 27만8,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30% 가까이 치솟았다. 이날 현대미포조선도 신고가를 기록했고 삼성중공업도 1.64%의 오름세를 보이는 등 조선주의 강세가 이어졌다. 철강주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POSCO가 4거래일 연속 오르며 50만원대를 돌파하는 상승세보였다. 현대제철도 지난 21일 1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연일 신고가 행진에 나서 등 전통적인 중국 관련주들의 강세가 지속적으로 펼쳐졌다. 최근 중국주들의 강세는 기관이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기관의 최근 한달 순매수 1~3위를 보면 POSCOㆍ현대제철ㆍ현대중공업이 자리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만으로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기는 힘들었다”며 “조선과 소재 그리고 금융 업종 등 시장에서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업종의 상승세가 주도주와 결합해 증시 전반의 추가 상승이 이뤄지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맥 못추는 IT주= 중국주들이 하반기 들어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반면 IT주들은 상승탄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은 모두 지난 2∙4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이 하반기에도 과연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초 최고가(86만원)를 기록한 이후 70만원 후반대와 80만원 초반대를 오가며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도 그동안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의 반응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UBS증권∙JP모간등은 일제히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증권∙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목표가 하향조정을 받았다. 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새 주가가 18% 가량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 5월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여 24% 가량 조정 받았다. ◇“주도주 변화오나”에 시장 촉각= IT주의 부진이 지속되고 중국 관련주들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주도주의 변화 가능성이 증시주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IT주의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무리인 상황에서 조선이나 철강을 비롯 금융 등 내수주를 통한 초과수익 메리트가 커졌기 때문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 주도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안을 고민중”이라며 “하반기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의 경기상황을 볼 때 중국에 대한 수출이 높은 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이나 철강주가 곧바로 주도주 대열에 올라서기에는 아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양정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주들의 경우 업황 개선 움직임과 업종별 순환매 메리트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도주로서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공급과잉 이슈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 중국주들의 강세는 업종별 순환매 성격이 강한 상황”이라며 “기존 주도주들의 경우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아직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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