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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6년만에 돌아온 `신의 아그네스' 삼총사
입력1999-02-07 00:00:00
수정
1999.02.07 00:00:00
83년 여름, 국내 연극사상 최장기 공연, 두달전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었던 연극「신의 아그네스」. 「도대체 무슨 연극이길래?」 하는 의문으로 연극을 본 관객들에게 과연 「신의 기적은 이 시대에 가능한가?」하는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하게 했던 연극.신들린듯 무대위에서 열정을 불살랐던 그날의 주인공 윤석화(44)·윤소정(55)·이정희(52)가 16년만에 그 공연을 위해 다시 모였다. 배역도 윤석화가 아그네스, 윤소정이 닥터 리빙스턴, 이정희가 미리암루스 수녀원장으로 그때와 똑같다. 공연일은 12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이다.
「신의 아그네스」는 83년 처음 선보인 이후 김혜수·신애라·양희경 같은 출연진으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려져 호평을 받은바 있다.
올해 연극 데뷔 25년을 맞은 윤석화가 대표로 있는 돌꽃컴퍼니 제작진이 관객들에게 「다시 보고 싶은 연극」을 설문조사한 결과, 1위에 오른게 이 작품이다. 제작과 연출은 『윤석화만큼 이 작품을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윤석화가 도맡았다. 오래전 캐나다로 이민간 이정희는 『다시 공연하자』는 윤석화의 전화에 두말않고 고국으로 날아왔다.
80년대 갈채를 받았던 고민과 진지함이 가벼움으로 가득한 이 세기말에 왜 이 무거운 연극을 올리는가 하는데에 윤석화는 『오랜 연기생활에서 오는 매너리즘을 경계하며 맑고 순수한 아그네스의 영혼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서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영원한 과제』라고 말했다.
존 필미어가 쓴 이 작품은 수녀원에서 갓낳은 아기를 휴지통에 내버린 사건이 나면서 연극은 시작한다. 「범인」은 나이어린 아그네스 수녀. 그녀는 자기가 한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닥터 리빙스턴은 정신분석과 최면요법을 동원해 현대의학의 힘으로 범죄 경과를 캐내려 한다. 수녀원장은 신앙과 기적에 대한 믿음으로 아그네스를 감싼다.
관극 초점은 세 인물간의 긴장이다. 과학적 진실만 믿는 리빙스턴박사, 신의 기적을 갈구하는 수녀원장, 그 대립의 중간에서 문제를 던진 아그네스. 관객은 신에 대한 믿음과 현대과학의 이성중 어느편을 들 것인가, 선택을 제안받는다. 공연시간은 평일·토요일 오후4시·7시30분, 공휴일 오후3시·6시. (02)747-5932 【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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