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신청했던 전자오븐(상업용 밥솥), 형광등, 안경 등 70여개 품목에 대해 반려 및 신청철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ㆍ2차 중기적합업종 선정에서 제외된 140개 품목 가운데 절반을 대상으로 제3차 중기적합업종 선정이 이뤄지게 된다. 비록 3차 선정에서는 1ㆍ2차의 두부나 장류처럼 일상생활과 직결돼 관심이 높은 품목은 적지만 대ㆍ중소기업 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차 선정 때처럼 상당 부분 강제권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1ㆍ2차 선정 품목 외 남은 140개 품목 가운데 대기업들이 진입하지 않은 품목(78개) 대부분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굳이 대기업이 들어와 있지도 않는 데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할 수는 없다"며 "무분별한 선정은 오히려 산업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진입 품목 중 대기업 진입이 임박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는 소명 자료를 제출 받아 조정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나머지는 신청을 철회하거나 반려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미진입 품목 78개 중 논의가 필요한 품목은 직물류 8개 품목과 대기업 진출이 임박한 아연분말 등 모두 9개 품목이다. 나머지 상업용 밥솥, 형광등, 안경, 선글라스, 밸브, 로프, 사진기 및 영사기, 장신구, 금속표시판 등 69개 품목은 이번 중기적합업종에서는 제외된다. 반면 62개 대기업 진입품목은 중기적합업종 선정을 두고 이미 조정협의체가 구성돼 몇 차례씩 협의가 진행 중이다. 대상 품목은 블랙박스, 냉면, 국수, 단무지, 유기계면활성제, 앙금류, 주차기, 이산화탄소(가스충전), 기타천연조미료, 휴대용 저장장치 등이다. 결국 첫해 제조업 중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되는 품목은 총 신청품목 234건 가운데 1차 16개, 2차 25개, 3차 60~70개 등 총 100개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 3차 선정 품목 역시 1ㆍ2차 민감 품목과 마찬가지로 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위 관계자는 "3차 선정 역시 2차 때처럼 쉽지 않다"며 "대기업들이 확실하게 양보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사실 자본의 논리와 경쟁력을 따지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겠느냐"며 "대기업들이 상생취지를 살려서 통 큰 양보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대기업들이 양보하지 않는 이상 상당수 품목이 2차 때처럼 강제권고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기적합업종 3차 선정은 오는 12월 둘째 주로 예정된 10차 동반위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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