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언론이 아니며, 앞으로도 언론이 될 생각은 결코 없습니다.” 석종훈 다음 사장은 지난 14일 제주도에서 열린 지도서비스 론칭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이 미디어냐고 묻는다면 그 말에는 ‘맞다’고 답하겠지만, 다음은 결코 언론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포털업계 1, 2위인 네이버와 다음은 기업 철학이 다르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네이버가 가치중립을 지켜 정보플랫폼을 추구하는 반면, 다음은 정치적 성향을 띠며 언론을 지향한다는 것.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석 사장이 다음으로 옮기면서 다음은 ‘미디어다음’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고, 자체 취재팀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음의 언론화’는 더욱 설득력을 얻었었다. 이와 관련, 석 사장은 “(내가) 국내 미디어부문을 맡으면서 오히려 취재팀은 해체됐다”며 “당시 취재팀도 언론사 기자처럼 해당 사안에 대해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의 미담 등을 전하는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와 언론은 분명 다르다”고 못박은 뒤 “다음을 기존 언론과 다른 방식의 미디어, 곧 플랫폼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 사장은 “네티즌들에게 그들의 감성, 정보, 소소한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음에는 약 10만명 블로거들이 매일 약 4,000건의 기사를 올리고 있다. 석 사장은 다음에서 활동할 블로거 숫자가 앞으로 100만~1,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확신했다. 석 사장은 “해외에서 사건이 터지면 그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글을 올리고, 야구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경기결과를 서로 공유하고 무수한 답글로 소통하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는 온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영역은 신문, 방송 등 기존 언론과는 분명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전통 매체의 입지를 좁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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