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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돈과 우정에 관한 즐거운 수다

영화 '돈 많은 친구들'<br>세명의 부유한 친구와 한명의 가난한 독신<br>네 명의 뉴욕 여자들이 펼치는 재밌는 일상<br>제니퍼 애니스톤 등 개성연기 볼거리



우정은 그 어떤 현실적 장벽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좋은 얘기지만 현실은 별로 그렇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가장 소중한 덕목 중 하나인 우정도 다양한 제약에 막혀 종종 불신으로 변질되곤 하는 일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있다. 그 중 특히 가장 큰 장벽은 돈일 듯 싶다. 굳이 직접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돈은 친구사이를 망쳐놓는 가장 큰 요소일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점점 재산이나 직업 등의 차이가 드러남에 따라 서로간에 알 수 없는 우월감과 열등감이 생기고 영원할 것이라 믿었던 우정은 조금씩 금이 가곤 한다. 2006년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인 ‘돈많은 친구들’은 이런 ‘우정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한바탕 풀어놓는다. ‘워킹 앤 토킹’‘러블리 앤 어메이징’ 등 수준 높은 여성영화를 만들어낸 니콜 홀로프세너 감독이 이번에는 노골적 제목의 영화로 관객의 이성과 감성을 두드린다. 영화는 뉴욕에 살고 있는 네 명의 여성이 주인공.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오랜 친구 사이인 이들 중 결혼한 셋은 부유하고 독신인 한 친구만 가난하다. 부촌의 잘 나가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올리비아(제니퍼 애니스톤)는 자신보다 훨씬 부자인 제자들의 오만한 태도에 질려 충동적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가정부 생활을 시작한다. 이런 올리비아를 보는 나머지 세 친구들. 겉으로 내색은 안하지만 솔직히 친구가 창피하다. 부유한 자신들에게 가정부인 친구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지인들에게 친구의 직업을 속시원하게 말하지도 못한다. 심지어 올리비아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주며 직업을 ‘전직 교사’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사실 이런 ‘잘난’ 친구들도 삶의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 모든 일에 신경질적인 디자이너 제인(프란시스 맥도먼드).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해 옷을 지어주는 자신의 직업이 짜증나기만 하다. 거기에 끊임없이 동성애자로 의심 받는 남편까지 신경을 긁는다. 시나리오 작가인 크리스틴(캐서린 키너)은 결혼생활 자체가 엉망이다. 자기중심적인 남편과는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중. 자상한 남편을 가졌고 친구들 중 가장 부유하며, 그래서 직업 없이 빈둥빈둥 놀기만 해도 되는 프래니(조앤 큐색)는 일상의 권태가 문제다. 가난한 친구를 마음속으로 창피해 하는 이 ‘돈 많은 친구들’. 하지만 이들 역시 행복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영화는 이렇게 돈과 직업을 매개로 우정이라는 이름 하에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담는다. 영화 속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마치 우리 일상의 이야기들을 엿보는 것처럼 솔직하다. 하지만 무거운 내용과는 달리 일상생활을 담은 영화는 지루하거나 우울하다기보다는 경쾌하고 유머가 넘친다. 마치 여자들의 한바탕 수다를 보는 기분이다. 이런 속 깊은 영화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은 역시 출연한 배우들이다. 프란시스 맥도먼드, 조앤 큐색, 캐서린 키너는 각각 할리우드에서 연기파로 검증이 끝난 여배우들.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독신녀를 연기한 제니퍼 애니스톤은 시트콤 ‘프렌즈’에서 보여준 귀엽기만 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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