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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 중국 하문 공장/중기 세계로 간다
입력1997-01-06 00:00:00
수정
1997.01.06 00:00:00
박동석 기자
◎「텐트 올림픽」 있다면 우리가 금메달/수출규모 연4억불 세계최대/중 법인 작년 7,500만불 생산/한국기업 최초 단독투자·과실송금 “신기원”「We are Gold medalist」
텐트전문생산업체인 (주)진웅(대표 이윤재)가족들은 자신들이야말로 금메달감이라고 강조한다.
『4년마다 열리는 비즈니스올림픽이 있다면 우리야말로 금메달감이죠. 텐트에 관한한 세계에서 우리보다 나은 기업이 없으니까요』
김명영 하문진웅기업유한공사 행림공장 사장의 자랑이다.
진웅의 중국 현지법인인 하문진웅기업유한공사는 경제특구인 하문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차를 타고 10분거리다. 회사내 건물은 단 두채. 진웅이 6백만달러를 투자해 세운 1만6천㎡의 사무실공장과 5층짜리 식당 숙소건물이 전부다.
겉에서 보기에 평범한 건물인 이 공장은 그러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공장은 한중 수교이전에 이뤄진 한국기업 최초의 중국단독투자로 세워졌으며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외자기업비준증서를 받은 회사다. 또 지난 92년 중국법인 중국투자기업중 국내 최초로 과실송금을 했으며 이어 중국 외상투자기업협회로부터 중국법인 우수 외상투자기업체로 선정됐다.
93년에는 중국법인 하문시 외상투자 선진기술기업 1호로 선정됐으며, 94년에는 중국정부로부터 전국 외상투자 우량기업에 선정되는 경력을 갖고 있다.
중국 복건성내에 있는 외자기업 가운데 수출규모로만 10위권안에 드는 진웅은 지난해 7천5백만달러어치의 텐트를 생산했다. 지난89년의 매출이 2백20만달러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만7년만동안 얼마나 비약적인 성장세을 보였는가 알 수 있다. 성하봉 하문진웅기업유한공사 사장은 『올해 1억달러어치를 만들어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문진웅기업유한공사에서는 호리공장과 이 곳에서 승용차로 15분거리에 있는 행림공장을 합쳐 모두 2천5백55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직원들도 포함한 숫자다.
「QUEST」로 유명한 진웅은 일찍부터 세계화를 추진해 온 기업이다. 「수출하기 가장 좋은 곳에서 수출로 승부한다」진웅의 경영모토이자 오늘의 진웅이 있게 한 원동력이다. 국제적 분업체계를 갖춘 세계 최대의 텐트 수출업체인 진웅은 연간 4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87년부터 글로벌경영체제를 구축해 도미니카, 중국, 스리랑카등 해외 3개국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진웅은 업종 속성상 세계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주력아이템인 텐트가공이 거의 모두 수작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건물 3층 내부는 부지런히 돌아가는 재봉틀소리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울긋불긋한 텐트원단이 재봉사들의 손을 몇 차례거치고 나면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는 텐트로 완성된다.
진웅은 일찍부터 하문진출을 결정했다. 하문은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하고 기간사업도 잘되어 있는 경제특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문에 공장을 세웠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진웅의 독특한 경영방식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요. 말도 마세요. 처음에는 대충대충에다 만만디로 정말 골치가 아팠어요. 그러나 이 사람들을 한국화, 진웅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김사장의 설명이다. 진웅은 중국 근로자들에게 엄격한 상벌규정을 적용했다.
잘하는 사람에겐 상을 주고 못하는 사람에겐 가차없이 징계를 내렸다. 잘하는 직원들이 특진을 하고 보너스를 받고 유급휴가에 선물까지 받는 모습을 보고 다른 직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으름을 피우는 직원들에겐 강등조치등 징계가 내려지자 회사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한국 직원들은 말했다.
진웅은 하문에서 유명회사로 부상한 지 오래다. 하문시 당국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세관에서도 진웅제품이라면 따로 검사를 하지 않을 정도다. 한달에 한 번 자진신고만 하면 된다. 하문시가 진웅을 신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진웅은 하문제 6중학과 하문대학에 장학금을 지급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결정적인 일은 지난 89년 천안문사태로 거의 모든 회사들이 가까운 홍콩이나 본국으로 철수했을 때 진웅는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
중국정부는 사태가 빨리 진정되자 진웅을 더욱 신뢰하기 시작했다. 통관시간도 줄어들고 1년간의 장기체류 비자도 나왔다.
이익경영체제인 본사의 JPQMS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하문의 진웅은 일괄 생산라인이 가장 큰 장점이다. 텐트원단에서부터 완제품까지 모두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행림공장은 텐트의 원부자재인 원단을 만드는 곳이다.
김사장은 제직기소리로 대화하기조차 힘든 공장안 구석구석을 구경시켜줬다.
원단제직, 사이징, 염색, 코팅라인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행림공장에서는 모두가 한 건물에 모인 생산과정이지만 일괄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은 국내에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각부분만으로도 중소기업 하나를 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이곳에서 생산된 원단은 단계별로 엄격한 품질검사과정을 거쳐 완제품을 생산하는 호리공장으로 운송된다.
중국 하문의 진웅은 앞으로 성장하는데 큰 메리트를 거머쥘 수 있게 됐다. 홍콩반환이 이뤄질 경우 하문이 홍콩과 상해를 잇는 중간항구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대만과의 교역도 더욱 할발해 질 것이다.
하문의 진중이 지금까지 수출에만 치중해오다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넘보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족과 함께 하문으로 온 문광진 총무부장은 『하문 진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금메달리스트로 자처하는 하문의 진웅직원들은 짠돌이로도 소문이 나있다. 국제전화도 요금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직접 거는 것보다 42%가 저렴한 데이콤 콜링시스템을 이용하고 문서는 반드시 인터넷 E-MAIL로 전송한다.
내부관리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게 성사장의 생각이다.<하문=박동석>
◎인터뷰/성하봉 사장/“단독투자가 성공비결”/최초투자 40만불… 현자본 1,000만불/제안제도등 활용 현지인참여 적극유도
-한국기업으로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이유.
▲지난80년대 후반 한국기업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결과로 인건비 상승, 기술인력의 산업간 이동, 기간산업의 포화상태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됐다. 우리는 도미니카 진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건비가 싼 중국진출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중국투자규모.
▲진웅이 중국에 투자한 최초 금액은 40만달러였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현재는 납입자본금 5백13만달러를 포함해 자본이 약 1천만달러까지 증가된 상태다.
-투자성공요인은.
▲먼저 해외투자에는 여러가지 방법인 있는데 단독투자를 결정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독자기업만의 장점인 독특한 생산관리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또 품질관리기법인 JQMS를 실시함으로써 7%수준의 반품율을 1%미만으로 떨어뜨리는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 바이어와의 신뢰구축에 주력했다.현지정부와 긴밀하게 유대를 강화해 온 것도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중의 하나다.
-수직 일괄생산체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원가절감이다. 지난 92년부터 제직에서 염색, 코팅, 완제품생산에 이르기 까지 일괄생산라인을 갖춤으로써 획기적인 품질향상과 원가절감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폴등 부자재는 협력생산체제로 조달하거나 현지구매해 원가를 최소화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격파괴시대에는 변해야만 살 수 있다.
-독특한 경영방식이 있다면.
▲우리는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중국인들을 간부로 채용해 실질적인 경영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제안제도등을 통해 현지인들의 의사를 경영에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의료, 고용주, 양로보험등을 지원해 복리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호리와 행림지역에 아파트를 구입해 현지 직원들에게 주택을 보조하고 있기도 하다.<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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