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 눈이 번쩍 뜨일 '신기한 냉장고'
냉장고 양문형 지고 3~4도어 뜨고갈수록 대용량화·전기료 부담 커지자4도어 T자형 등 절전제품 시장 주도
김흥록기자 rok@sed.co.kr
지난 10여년간 국내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을 점령했던 양문형 냉장고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이 양문형 구조에서 발전한 3~4도어 냉장고를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냉장고의 진화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이 1세대 상하형 냉장고와 2세대 양문형 냉장고에 이어 상하형 3~4도어 형태의 3세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이번주 중 새로운 구조를 도입한 900리터대 냉장고 신제품을 공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신규 공개할 이 제품은 기존 LG디오스의 주력 형태인 양문형이 아닌 냉장실과 냉동실이 상하로 구분되는 등 새로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장 최근 출시한 870리터 디오스 제품의 경우 13종을 모두 양문형으로 출시한 바 있다. 이에 이번에 공개되는 모델은 LG전자의 첫 900리터대 냉장고라는 점과 함께 프리미엄 주력 제품 가운데 처음으로 양문형 구조를 탈피한 모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도 지난주 지펠의 새로운 주력제품으로 T타입의 4도어 신제품 T9000을 출시했다. T9000은 냉장실과 냉동실을 상하로 나눠 자주 쓰는 냉장실을 위에 배치했으며 아래 부분에는 냉동실을 좌우로 나누어 서랍식으로 배치했다. 4개의 문으로 여닫으며 문을 열었을 때 내부 구조가 T모양인 점이 특징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출시 행사 당시 "삼성전자의 첨단기술과 혁신 DNA,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결합된 완전히 새로운 종의 냉장고"라며 "지펠은 상하로 나누는 일반적 냉장고에서 좌우로 열리는 양문형 냉장고 시대를 연 데 이어 이제 상하좌우의 장점을 합친 T라는 새로운 종으로 탄생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대우일렉도 지난 4월 말 700리터대 냉장고 신제품 클라세 큐브를 3도어 구조로 출시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양문형 냉장고와 달리 왼쪽 냉동 공간과 함께 오른쪽 냉장 공간을 상하로 나누고 상단부는 독립 냉장공간으로, 하단부는 김치냉장고를 내장한 형태다. 이 제품은 출시 10주 만에 판매량 5,000대를 돌파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양문형 냉장고의 퇴장은 냉장고 대형화 추세와 이에 따른 소비전력 감축 필요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냉장고가 대형화 될수록 소비전력이 늘어 소비자들의 전기료 부담도 커지게 되는데 양문형 냉장고의 경우 문을 여닫을 때 외부 열과 접촉하는 내부 면적이 넓어 에너지 소모가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3~4도어 구조를 적용할 경우 문을 열어도 외부 열에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상하형 3~4도어가 양문형에 이어 국내 대형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의 새로운 주력제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냉장고 형태의 새로운 범주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4도어의 T자형 냉장고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국내 냉장고 시장에서 양문형 냉장고의 판매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75% 수준이지만 이 자리를 3~4도어 냉장고가 빠르게 대체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하단에 냉동실이 있는 3도어 제품이 프렌치도어라는 이름으로 많이 이용됐지만 국내에서는 점유율이 미미했다"며 "이제 주요 업체들이 새로운 구조의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만큼 양문형 중심의 국내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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