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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알 득실' 놀이터모래 주민이 교체나서
입력2005-09-27 09:36:55
수정
2005.09.27 09:36:55
중금속이나 기생충알이 검출되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 모래를 바꿔주기 위해 시민들이 뭉쳤다.
주택의 86%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공공 놀이터가 많은 노원구 주민들은 `공동주택 어린이놀이터 모래바꾸기 주민운동본부(모래바꾸기본부)'를 만들어 직접 구청에 모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본부에서 활동하는 강은정(37ㆍ여)씨는 "노원구에는 지은 지 15∼20년이 됐지만 한 번도 놀이터 모래를 교체한 적이 없는 아파트가 대다수"라며 "그 결과 오염물질이 축적되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모래에 담배꽁초ㆍ유리조각이 박혀 있어 어린이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래바꾸기본부는 "노원구의 0∼7세 아동 25%가 아토피 환자라는 통계가 있는데이는 서울시 평균을 웃도는 수치로 놀이터 모래 오염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모래 교체 활동에 참가하는 강남 H어린이한의원 김명근 한의사는 "아토피 치료에 가장 중요한 건 약이 아니라 체질 개선인데 아이들이 무균의 흙이 아니라 좋은균이 살고 있는 흙에서 노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공공 놀이터 모래가 중요하다고 인식한 노원구 주민들은 3일 모래바꾸기본부를 발족했고 지금까지 220명의 발기인을 모집했다.
이 본부가 택하는 방식은 모집된 발기인이 이웃에 이 문제를 알려 여론을 형성한 뒤 서명운동ㆍ주민공청회를 열고 구청에 모래 교체를 요구하는 식이며, 이후에도 실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등 철저히 주민 중심으로 한다.
모래바꾸기본부는 1년에 한번 새 모래로 바꿔주고 6개월에 한번 모래를 뒤집어주며 유실된 모래를 보충할 예산을 내년 본예산으로 편성할 것을 구청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 본부는 "놀이터 한 곳에 모래를 바꿔주는데 100만원이 들고 노원구에 180여개 아파트 단지가 있으므로 2억원의 예산으로 아이들의 건강한 놀이 환경을 만들 수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 발기인 중 한명인 노원구의회 김태선(38) 의원은 "독일은 지방자치단체가 6개월마다 놀이터 모래를 전량 교체하지만 우리나라 지자체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 흙의 장점을 살릴 수 없는 석유화학제품인 고무바닥으로 깔아주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관(官)이 나서서 깊은 고민 없는 해결책을 내놓기 전에 주민 스스로자신의 권리를 적극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모래 바꾸기 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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