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자기 단련이 필요하듯 펀드도 좋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중도를 지키며 꾸준히 연구해야 합니다."
이윤규(58ㆍ사진) LS자산운용 대표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높은 위험을 담보로 큰 수익을 내기보다는 중ㆍ상 정도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운용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12일 LS자산운용의 새 수장이 된 그는 보스톤 마라톤 대회 등에서 43.195㎞ 풀코스를 26번이나 완주하고 100㎞를 뛰는 울트라 마라톤까지 정복할 정도로 마라톤 마니아다. 지난 31년 동안 자산운용업에서 보여준 화려한 경력은 마라톤 철학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LS자산운용에 오기 전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으로 활동하며 명성을 날렸다. 재임기간 중 기획재정부 기금운용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홍콩의 금융투자전문지인 아시안인베스터가 선정하는 '올해의 대한민국 CIO'에 3년 연속으로 선정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호평을 받는 비결은 자산배분에 있는 것 같다"며 "특정 부분에서 크게 수익을 내기보다 시황에 맞게 자산 비중을 조절하면서 4년 연속 평균 6.7%의 수익률을 냈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마라톤이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 일정한 페이스로 뛰는 것이 중요하듯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고 꾸준한 성과를 창출해 고객의 신뢰를 얻은 것이 그 비결인 셈이다.
LS자산운용은 현재 수탁액 2조8,000억원으로 퀀트 펀드와 인덱스 펀드, 채권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강점이 있다. 이 대표는 임기 중에 잘하는 부분을 살려 LS자산운용을 종합 운용사로 키운 뒤 대체투자 부문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LS자산운용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강점이 있는 분야가 많다"면서 "잘하고 있는 인덱스ㆍ채권형 펀드를 육성하고 미미한 성장형 펀드를 잘 키워 종합운용사가 되면 대체투자ㆍ부동산ㆍ헤지펀드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지대한 만큼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코넥스 전용펀드를 별도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운용했던 LS자산운용은 앞으로 리테일 부문을 강화해 올해 수탁액을 지금보다 25% 이상 증가한 3조5,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꾸준한 수익률을 내면서 판매사에 대한 영업능력을 강화해 LS자산운용의 규모를 키워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LS자산운용은 장기 성과에 강한 운용사다. 현재 설정돼 있는 10개 펀드 모두 설정 후 수익이 나오고 있다. 대표 펀드인 LS장수기업포커스자1(주식)A는 2008년 말 설정 후 61.5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30년 이상의 장수 기업 4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해 코스피지수를 초과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11년 말 설정된 LS KOSDAQ Value 1(주식)C1(25.05%), 2009년 8월에 설정된 LS퇴직연금자1(채혼)(20.33%) 역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자산운용업이 더 활발해지려면 다른 금융상품과 형평성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액보험ㆍ신탁ㆍ랩(Wrap) 모두 운용의 일종이라고 보는데 변액보험은 세제혜택이 있고 신탁과 랩은 제한사항이 별로 없는 반면 펀드는 제한사항이 많다"면서 "현재 추진되는 장기세제혜택펀드도 업계에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금융상품과 형평성에 맞는 적절한 규제가 펀드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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