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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 1,010원이 힘없이 무너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7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당국은 장중 구두 및 현물 개입에 나섰지만 달러매도 우위의 시장 흐름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세자릿수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9원 20전에 마감했다. 전일보다 2원50전 하락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29일 이후 5년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 호조로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당국은 저지선인 1,010원대가 무너지자 구두 및 현물 개입에 나섰지만 외환시장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이날 오전11시8분께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공동 명의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을 우려한다.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장 마감 후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당국이 달러매수 개입에 나서는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세자릿수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98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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