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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 노동부장관

김호진 노동부장관 "노동계도 극단투쟁 않을것" 대담:李宗奐(사회부장) jwlee@sed.co.kr 국민 대다수는 지금의 경제상황이 97년 IMF 구제금융 신청당시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지지부진한 구조조정과 동남아시아 각국의 통화불안 등으로 환율은 뛰고, 주가는 끝간데 없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당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노동계는 총파업을 선언, 위기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은 "지금 우리는 영국형이 되느냐, 아르헨티나형이 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면서 "실업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일시적 실업'은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또 "앞으로 실업정책은 구호성ㆍ사회부조적 성격을 탈피, 자활지원에 역점을 둘 것"이라면서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ILO(국제노동기구)가 인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결코 국민들의 우려만큼 비관적이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최선의 실업정책은 고용이라는 믿음으로 문제를 풀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 겨울 노사관계가 우리경제의 최대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경기하강 국면이라 국가경제에 미칠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입니다. ▲외환위기 극복이후 다시 혼란에 처한 우리경제의 체질강화를 위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실정이며 노동계도 총론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ㆍ반도체 값 하락 등도 우리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런 시기에 노동계가 총파업투쟁을 벌인다면 경제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도 이롭지 못합니다. 노사는 외환위기 시 보여준 대타협 정신으로 돌아가 상생하는 관계를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당장 양대노총의 연대투쟁이 코 앞에 닥쳤습니다. 앞으로 노동계 움직임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노동계는 5일 부분파업을, 8일에는 총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근로자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방적인 투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노동계를 최대한 이해 시켜 구조조정을 사측과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노동계도 극단적인 행동은 자제하리라고 믿습니다. 민주노총에 이어 얼마 전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논의중단을 선언하는 등 노사정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노사정위를 정상화해야 하지 않나요. ▲노사정위에서 거론되는 안건은 대부분 노동계가 요구한 것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논의를 통한 합의는 어렵습니다. 노사 모두 협의하려는 의지를 갖고 원만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다시 복귀하리라고 봅니다. -노동계는 정부나 사측의 구조조정이 정책이 인력감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은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지만 바로 인력감축으로 연결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사측은 저효율ㆍ고비용 체제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인 뒤에 인력감축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재계에 구조조정 명목으로 인력감축을 무리하게 실시하지 않도록 해고회피 노력을 충실하게 이행토록 지도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노조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직자에 대해서는 채용장려금ㆍ취업알선ㆍ직업훈련 등의 기회를 확충, 신속히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실업급여, 생계자금 대부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생계안정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어쨌든 정부의 부실기업 퇴출조치에 따라 대량 실업사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연말기준으로 실업자는 어느 정도나 늘 것으로 보십니까. ▲외환위기 이후 178만명에 달했던 실업자가 올5월부터는 80만명(3%)대로 떨어졌으나 구조조정 등 노동시장의 악화로 다시 늘고 있습니다. 부실기업 퇴출 및 공공부문 구조조정으로 약 7만5,000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계절적 요인과 신규졸업자 등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경우 13만명 정도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연말께는 90만명, 내년 2월말에는 96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실직자 재취업교육 프로그램의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업교육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매우 미흡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IMF이후 대학ㆍ사설학원 등 가능한 모든 교육기관의 시설을 동원, 실직자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미흡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재ㆍ시설ㆍ장비 등의 수준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보완할 방침입니다. 또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정보기술 분야의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공공훈련 기관의 교육직종을 대폭 늘릴 예정입니다. 2002년까지 정보통신ㆍ컴퓨터응용설계 등 지식기반 직종의 경우 40%까지 확대하고 '정보기능대학'의 신설 계획도 세워두고 있습니다. 곧 교육훈련 시설이 부족한 중소도시 직업전문학교나 기능대학의 시설과 장비를 주민들에게 개방해 컴퓨터 교육도 실시할 것입니다. -공공근로사업으로 화이트칼라 실직자들을 흡수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지요. 또 대졸자들의 취업난도 심각합니다. ▲화이트칼라 실직자들을 위한 취업알선과 재취업훈련,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마련이 쉽지는 않습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 생산성과 공공성이 높은 사업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졸자들의 취업을 위해서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지원인턴제'를 통해 미취업자에게 산업현장 근무경험과 정규채용 기회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정부지원 인턴제로 내년부터 1만4,000여명이 혜택을 받게 되며 이를 위해 360억원의 예산도 이미 확보했습니다.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정보화 사업에도 5,153명을 투입, 매월 개인 당 65만원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지방노동청과 고용안정센터에는 여성을 위한 취업지원 창구를 별도로 마련,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해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삭감 문제는 원칙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기업사정에 맞게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지난 10월23일 노사정위에서도 '생활수준 저하 없는' 근로시간 단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에 세부쟁점 합의과정도 원만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해외취업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 10월에는 '해외취업 구인ㆍ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를 통해 226명이 새로 직장을 얻었습니다. 11월말 현재 해외 취업자는 1만161명입니다. 이 밖에 의사ㆍ간호사 등 의료인력도 내년부터 10년간 5,000여명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진출합니다. 앞으로도 외국 알선업체와 긴밀히 협조해 구인처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외국업체와 국내 근로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가 IMF를 극복했다는 것은 '검증 받은 실업대책'을 갖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정보화 속도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계 3번째입니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 분야에서만 20만명의 신규인력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산업구조 개편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정부는 '준비된 구조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보장법 등의 시행으로 최저생계비는 누구나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여러분은 모쪼록 정부를 믿고 당장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대승적 지혜를 발휘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정리=박상영기자 sane@sed.co.kr 사진=신재호기자입력시간 2000/12/04 15:3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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