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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3차원(3D) 프린팅' 등 혁신기술에 과감히 투자해 여객기 동체의 무게를 지금보다 최대 55%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객기의 중량이 낮아지면 연료 효율이 크게 높아져 고객인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에어버스가 지난 2006년 개발에 착수해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A350XWB 모델의 경우 세계적으로 780대의 주문계약이 체결돼 혁신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앨런 패드로 에어아시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고객사의 효율성(efficiency) 개선을 최우선으로 제품 생산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효율성 개선에 대한 에어버스의 집념은 오피스는 물론 생산현장에서도 감지된다. 10일(현지시간) 기자가 방문한 독일 함부르크 에어버스 공장 내 연구개발(R&D)센터는 빨간 벽돌 건물에 담쟁이가 어우러져 회사라기보다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켰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항공기와 직접 연관된 고급 기술은 물론 무선인식장치(RFID)를 달아 분실을 예방하는 여행가방까지 다양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함부르크 R&D센터의 대표적인 성과물로는 3D 프린팅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3D 프린팅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불과 2~3년 전 일이고 정부는 지난해에야 부랴부랴 전략기술 로드맵을 내놓는 등 추격에 나서고 있지만 에어버스는 이미 15년 전부터 이 기술의 잠재력에 투자해왔다. 이곳에서 3D 프린팅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피터 샌더 프로젝트장은 "볼트와 너트로 조립하는 복잡한 부품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여객기 동체의 무게를 55% 줄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에어버스의 3D 프린팅 기술은 GE에 이어 세계 2위권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미 일부 부품에는 이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에어버스가 차세대 전략 기종으로 내세우고 있는 A350XWB에도 다양한 혁신기술이 포함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XWB는 '넓은 동체(Extra Wide Body)'의 줄임말이다. 신기술로 동체를 넓혀 고객사의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기종의 객실의 너비는 220인치(5.58m)로 경쟁모델인 보잉787보다 5인치(12.7㎝)가량 넓어 최대 35석의 좌석을 더 배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매출 확대는 10%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버스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아시아나항공이 30대의 도입계약을 체결했고 핀란드의 핀에어(19기)와 카타르항공(80대), 싱가포르항공(70대) 등 주요 항공사들도 잇달아 계약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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