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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요인 및 과제(멕시코에 부는 한국바람)
입력1996-10-31 00:00:00
수정
1996.10.31 00:00:00
이의춘 기자
◎‘높은 결근·이직률 낮추기’ 관건/직원 생일파티·저축기금 등 지원 애사심 조성/사원 국내연수 거쳐 품질혁신요원 변신도 일조/미시장서 저가이미지·판매부진 “넘어야할 산”멕시코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값비싼 수업료」로 두가지를 지불해야 한다. 현지근로자들의 결근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과 회사를 떠나는「철새」를 얼마나 줄이느냐를 놓고 머리를 싸매야 하는 것이다.
멕시코 근로자들은 애사심(로열티)이 없다. 경쟁업체가 단 1페소라도 더 준다면 두말없이 회사를 떠난다. 또 『놀기 좋아하고, 저축개념이 없다. 금요일에 주급으로 받은 봉급을 일요일까지 유흥비로 소진하고 그래도 돈이 남으면 월요일까지 「제끼기」 일쑤다.』(현대정공 멕시코컨테이너공장 박성도 사장)
지난 88년 미국 앨라바마주 헌츠빌시에서 멕시칼리로 컬러TV생산라인을 이전한 LG전자. 이 회사는 80년대말 이직율이 30%를 넘었고, 결근율도 10%에 달해 애를 먹었다. 『당시 월말이면 새로운 얼굴이 반이나 됐으며 3∼4개월만 지나면 근로자들의 얼굴이 모두 바뀌었다.』(림길포 대표)
삼성 LG 대우전자등 가전업체를 비롯 현대정공 등 현지 투자업체들은 먹고, 마시고, 놀고, 떠나는 「멕시칸기질」을 고치기 위한 대수술에 나섰다.
LG전자의 예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주5일간 모두 출근했을 경우 하루일당보다 많은 50페소(5.6달러)를 주고, 가게에서 음식을 살 수있는 푸드(FOOD)쿠폰도 지급했다. 회사측이 저축기금의 절반을 내주었다. 한달에 한번씩 생일파티를 여는 등 일심동체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같은 「당근」은 효과를 나타냈다. 이직율은 89년 33.9%에서 93년 6.6%, 올해 3.0%로, 결근율은 89년 9.4%에서 올해는 1.5%로 낮아졌다. 국내 연수를 다녀온 우수사원들이 품질및 생산성혁신을 위한 핵심요원이 되고 있는 것도 가시적 성과다. 이로인해 안정된 조업이 가능해지고, 품질불량율도 줄어들고 있다. 이는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근로자들의 높은 생산성도 성공가도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근로자들의 임금은 보너스와 복리후생비를 합쳐 월 2백40달러∼3백30달러(19만원∼26만2천원). 이는 국내근로자들의 20∼25%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생산성은 국내근로자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서고 있다. LG전자 멕시칼리 컬러TV 공장의 경우 1개라인에서 하루 2천대를 생산하는 반면 구미공장은 1천9백대를 만들어내고 있다.『멕시코근로자들은 요령을 피울 줄 모른다. 매뉴얼만 정확히 가르쳐주면 성실하게 작업을 하는 점이 강점이다』(티후아나 삼성전관 생산법인 박형도 인사부장)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이 현지에 완전한 뿌리를 내리기에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중남미시장에서는 현지생산제품들이 제값을 받으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으나 미국시장에서는 판매하락속에 채산성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컬러TV의 경우 삼성 LG브랜드는 소니, 파나소닉등에 비해 50∼90달러 가량 싸게 팔리고 있으며, 기껏해야 일본의 2, 3류 브랜드인 산요등과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LG와 대우가 각각 제니스와 톰슨멀티미디어를 인수한 것도 이같은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멕시칼리(멕시코)=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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