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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환 토프레소 대표, 가맹점 개설보다 지원… 신뢰로 브랜드 키울 것

본사 직원 중 40%가 수퍼바이저… 가맹점 매출 증대 지속 관리 가능

당일 주문·발송으로 신선함도 유지… "관리형 프랜차이즈 모델로 돼야죠"


'더디지만 제대로 간다' 커피·디저트 전문점 '토프레소'를 이끌고 있는 오종환(48·사진) 대표의 변하지 않는 운영철학이다. 토스트와 커피를 접목한 카페 '토프레소'는 올해로 브랜드 출시 11년째를 맞는다. 햇수만 놓고 보면 뭇 사람들의 뇌리에 어느 정도 뿌리내린 인지도 있는 브랜드가 돼 있는 게 맞다. 그러나 현재 토프레소 매장은 국내 250여 개. 아직 브랜드 자체를 낯설어하는 이들도 상당수다.토프레소보다 1년 늦게 문을 연 '요거프레소'가 현재 8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외형 성장에서는 다소 느리게 가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 대표는 결코 조급해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족함은 인정하되 바삐 걷기보다 신뢰·진심으로 브랜드를 찬찬히 키우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토프레소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3,000만원으로 시작해 60억원 브랜드가 됐다"며 "그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노하우를 앞세워 올해는 '토프레소'라는 브랜드를 한번 제대로 알려보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후 벤처기업 한글과컴퓨터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2년간의 짧은 직장생활 후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회사에 사표를 낸 뒤 바로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에스프레소의 제대로 된 풍미도 그때 처음 접했다. IT업계로 다시 발을 들이고는 싶지 않았던 오 대표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카페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2004년 막연히 품어 왔던 생각이 현실이 됐다. 아산 순천향대학교 앞에 66㎡(20평) 규모의 테이블 없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토프레소' 1호점을 열었다. 처음부터 고객들의 관심이 쏠리진 않았다. 학교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 순천향대 학생들을 상대로 무작정 '길거리 마케팅'을 시작했다. 메뉴에 있는 토스트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나눠 주면서 커피·음료 무료 시식 쿠폰을 건네는 등 부지런히 브랜드를 알렸다. 입소문을 타며 1호점 매출은 안정화 궤도에 들어섰고, 이듬해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오 대표가 꼽는 토프레소의 가장 큰 강점은 '신뢰'다. 지난해 토프레소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다른 이들에게 '토프레소'브랜드 창업을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오 대표는 "브랜드 충성도, 본사에 대한 신뢰를 방증하는 대목"이라며 "가맹점 개설로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기존에 문을 연 매장이 오랫동안 영업할 수 있도록 '가맹점 지원'에 주안점을 둔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토프레소는 '체계적 가맹점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본사 전체 인원의 40%가 수퍼바이저로 구성돼 있을 정도로 매장 지원과 관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판매 중심의 거래적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맹점주의 매출 증대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어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관리형 프랜차이즈 모델'의 표본이 되고 싶다는 게 오 대표의 꿈이다.



'원두 로스팅'도 토프레소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토프레소는 토종 커피전문점 중 최초로 지난 2008년 국내에 원두 로스팅 공장을 준공했다. 오 대표는 "오전 10시까지 각 가맹점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그날 볶아서 당일 바로 발송한다"며 "당일 주문·당일 발송은 물론 커피가 고객에게 가기까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로스팅 후 7일 이내 판매'라는 기본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토프레소는 최근 내부적으로는 가맹점 지원을 위한 조직 구성을 세부적인 부분까지 따지며 손보고 내부 매뉴얼도 체계화했다. '퀀텀 점프'를 위해 운동화 끈을 묶고 새로운 출발선 상에 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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