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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에 그 아우'
내년부터 LS그룹의 총 사령탑에 오르는 구자열 LS전선 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LS산전을 2년 연속 세계 100대 혁신 기업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학자에서 뒤늦게 경영자의 길로 들어선데다 형의 그늘에 가려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명실공히 LS산전을 세계적인 기술혁신 기업으로 도약시킨 구 부회장의 놀라운 파워에 재계가 새삼 주목하고 있다.
LS산전은 글로벌 컨설팅 그룹이자 통신사인 톰슨로이터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와관련, 구 부회장은 지난달 안양 LS타워에서 톰슨로이터의 밥 스템브리지 대외업무 총괄책임자와 웨이 푸 웡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책임자를 만나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이 자리에서 구 부회장은 "2년 연속으로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선정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LS산전이 국가 차원의 미래 사업인 최첨단 전력, 자동화 기술, 그린비즈니스 등을 발굴, 투자해 왔던 노력이 연속 선정에 긍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밥 스템브리지 총괄책임자는 "LS산전은 특허의 영향도와 특허 성공률 등 질적인 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혁신 기업"이라며 "한국에서 LS산전과 같은 기업이 많이 나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법학과)를 졸업한 구 부회장은 미 텍사스 주립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와 경영학 박사를 거쳐 93년부터 10년간 국민대와 고려대에서 교수생활을 했고, 2005년 LS산전 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경영에 입문했다. 이후 사업본부장(사장)을 지낸 뒤 2008년부터 CEO자리에 올랐고, 이 때부터'월드클래스 3P'(ProductㆍProcessㆍPeople)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우고 전사적으로'혁신DNA'를 추진했다. 국내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주도하면서 2009년부터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을, 2010년부터 세계스마트그리드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구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LS산전은 짧은 시기에 눈부시게 변신하며 그린비즈니스 기업으로 우뚝섰다. HVDC(고압직류송전)가 대표적이다. HVDC는'송전기술의 꽃'이라 불리는 기술로, LS산전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HVDC 공장을 준공, 변환용 변압기와 싸이리스터 밸브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HVDC 핵심기기의 국산화 성공에 LS산전은 올해 전력전자학회 정기총회에서 올해의 전력전자제품상, 기술상, 감사패 등 3개 부문 상을 받았다.
전기차 부품과 태양광 부문도 빼놓을 수 없다. 1993년 전기차 연구에 첫 발을 내딛은 LS산전은 올해 청주 사업장에 전기차 핵심부품인 EV Relay 공장을 건설해 미국 타이코, 일본 파나소닉 등과 함께 글로벌 3강 기업으로 도약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20년 이상의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생산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용량의 태양전지를 자체 개발했다. 가정 및 상업용 태양광 발전시장부터 대형 빌딩 및 공공시설물에 쓰이는 인버터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LS산전은 이외에도 지난해만 매출액의 8.9%를 R&D 분야에 투자하는 등 기술혁신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제품과 기술개발을 위해 IEC(국제 전기기술위원회)에 10여명의 임직원이 분과 위원을 맡으며 국제표준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다수의 표준특허를 확보하는 등 국내외 특허 출원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정부의 녹색인증제 국내 1호 및 최다 인증 취득 기업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양적 성장과 함께 특허등록 성공률, 특허 포트폴리오의 해외 접근성 등 질적 측면의 성과도 글로벌 기술 선진 기업과 동등하게 평가를 받는 자리에 올랐다는 의미"라며 "지속적인 연구ㆍ개발 인력 강화와 세계적 수준의 품질 확보를 통해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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