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악화로 위기에 처했던 건설주 4인방이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최근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제 가치 증가에 기반해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 아닌 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무분별한 추종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부건설(005960)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만6,750원에 거래를 마쳐 감자 후 거래가 재개된 뒤 5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남광토건(001260)도 전날 대비 29.96%(4,000원) 오른 1만7,350원에 거래를 마쳐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부토건(001470) 역시 전날 대비 6.12% 상승한 5,290원을 기록해 지난 4일 2,450원에 거래가 재개된 후 2배 넘게 올랐고 금호산업(002990)도 1.62% 상승했다.
건설주의 '문제아'로 분류됐던 이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매각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동부건설의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지난 8일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중국 건설사 등 6곳의 업체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동부건설의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 20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광토건도 매각 본입찰에 3개사가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전날 남광토건의 본입찰에 중견건설업체와 사모펀드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이번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법정관리 신청 이후 지난 4일부터 거래가 재개된 삼부토건은 핵심자산인 르네상스호텔 매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공매를 통해 매각될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계 자본에 매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인수가격을 7,047억원을 써내며 채권단과의 매각가격 차이를 좁혀가고 있는 금호산업 역시 매각성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제 가치가 아닌 인수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상승은 실적이나 사업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M&A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올 수도 있어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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