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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맘까지 노린 불법 카드모집

베이비페어 등 전시회서

인기 장난감으로 가입 유혹

리베이트 챙기는 사례 성행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5층의 대형 문구 코너에는 정가가 약 1만7,000원인 인기 장난감 '터닝메카드'가 무려 4만원의 가격에 진열돼 있다. 너무 비싼 가격에 손님이 발길을 돌리는 순간 문구점 주인이 손님을 붙잡는다. "신용 카드 하나 가입하시면 그냥 드릴게요. 가입하시고 3개월만 유지하시면 됩니다."

국민카드나 신한카드·삼성카드 중 한 개를 신규 가입하면 진열된 터닝메카드를 지급하고 3만원 상당의 연회비는 물론 추가로 현금까지 지원한다고 유혹한다. 폭리로 장난감 가격을 책정한 데 이어 카드 판매에 따른 리베이트까지 챙겨가려는 문구점 주인의 검은 속내가 뻔히 보이지만 사달라고 보채는 아이 옆에서 부모들은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형 문구 거리, 유아교육전이나 베이비페어 등이 열리는 대형 전시관에서 아이에게 약한 부모들의 마음을 노린 불법·편법 카드 모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이 인기 유아 교구나 장난감을 신용카드 가입 조건으로 무료로 준다는 식의 영업이다.

실제 최근 킨텍스에서 열린 유아교육전에서는 7만~10만원에 상당하는 유아 모래놀이 등 각종 교구를 카드 가입을 대가로 그냥 지급한다는 마케팅이 성행했다. 명백한 불법 카드 모집이다. 여신금융업법상 카드 모집인이 지급할 수 있는 경품은 카드 연회비의 10% 이내 수준으로만 가능하다. 연회비가 3만원이면 경품 가격은 3,000원을 넘지 못한다. 카드 업계에서는 이 기준이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연회비의 300~400% 수준의 리베이트까지 성행한다는 것이 문제다.



송파구 장난감 코너에서 만난 이영림(가명)씨는 "인기 장난감이라는 이유로 소비자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것도 불법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카드 모집까지 끼워놓는 행태를 보고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었다"며 "길거리 상인도 아니고 문구점 주인이 직접 카드 영업을 하는 것을 보니 단속도 전혀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카드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며 카드사들이 이 같은 모집인들의 불법 모집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카드 불법 모집을 척결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지난해에 비해 단속에 대한 의지도 약해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카드 불법모집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카파라치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액을 기존 10만원에서 5배까지 올렸다가 카드모집인들이 격렬히 반발하자 원래대로 포상금을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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