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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러분
입력2002-09-25 00:00:00
수정
2002.09.25 00:00:00
지난 17일 북ㆍ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실상이 밝혀진 이후 일본의 여러분들이 받았을 충격과 분노와 비통한 심정에 대해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거의 모두 꽃다운 나이에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납치돼 가족들에게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 것으로도 부족해 그 중 8명은 죽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고 하니 이보다 더한 절통함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본인 납북의 비통과 분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납북동기와 관련해 70~80년대에 북한의 망동주의와 영웅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남한에 공작원을 침투시키기 위해 한 짓이라는 투로 말했습니다. 동족을 해치기 위해 이민족까지 해치는 북한 체제의 야만성에 전율이 느껴지며 동시에 이 문제에 관해서는 남한도 피해자이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가해의 원인제공자가 돼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알게 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북한의 망동주의의 뿌리는 1950년의 6ㆍ25전쟁입니다. 그 전쟁으로 민간과 군인을 포함해 남한 측에서 150만명, 북측에서 160만명이 죽거나 부상했습니다. 그리고 남북으로 1,000만명의 이산가족이 생겨 생사를 모른 채 반세기도 더 지났습니다. 그들은 가슴에 한을 품은 채 대부분 타계했으며 현재 남쪽의 생존자 중 5만명 정도가 적십자사에 상봉 신청을 낸 상태입니다. 현 정부들어 5차례, 이전 정부 것을 포함해 6차례에 걸쳐 1회에 100명 단위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는데 그 때마다 한반도가 눈물바다가 되고 있다는 것을 들어 아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휴전 후에도 납북사태는 계속됐지요. 남한의 어선과 여객기를 납치했고 해외의 유학생과 관광객을 끌어갔습니다. 그 중 일본에서도 많이 알려진 영화배우 최은희씨와 영화감독 신상옥씨 부부처럼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사람도 있었으나 나머지 대부분은 '어버이 수령의 낙원'을 찾아 의거 입북한 남한사람이라고 북한주민을 현혹하는 데 '도구'로 이용되었지요. 납북자 3,790명 중 아직도 486명이 대부분 생사불명인 채 억류 상태에 있습니다. 북한의 망동주의는 남한의 대통령의 목숨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지요. 70년대 박정희 대통령시절에는 공비를 청와대 뒷산까지 침투시켰고 80년대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미얀마까지 쫓아가 그곳의 아웅산 묘소라는 일본으로 치면 야스쿠니 신사 같은 곳을 폭파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과 터키 간에 월드컵 3ㆍ4위전이 벌어지던 지난 6월29일 서해에서 우리 해군경비정을 공격해 5명의 해군병사가 전사하고 경비정이 침몰하는 전쟁을 도발했습니다. 이처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도발을 자행하고서도 어느것 하나 범행을 시인하지 않았습니다. 6ㆍ25전쟁을 북침이라고 주장하듯이 모두 남측이 도발했거나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해교전 때 그들은 "세계축구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는 때에 충격적인 사건을 조작하고 그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해 남조선에서 세차게 일어나고 있는 통일 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남한이 전쟁을 하려고 월드컵을 유치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무도한 나라가 된 것은 가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은 극복하면 자랑이지만 시기심과 결탁하면 병이 된다고 합니다. 북한이 저지른 테러 행위들은 병적인 정신상태 말고는 달리 그 의도를 이해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웃이 가난을 벗는 것 만큼 확실한 평화책은 없다고들 하지요. 관계정상화 지지에 경의 1945년 8월15일과 1950년 6월25일 사이에 멎어 있던 북한의 시계가 최근에 와서야 조금씩 앞을 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변화의 흐름을 확실하게 하는 데 주변국의 도움이 필요하고 일ㆍ북 관계정상화는 그 중에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분노가 큰 가운데서도 일ㆍ북 관계정상화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논설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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