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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글로벌채권 출자전환”] 채권단 압박하며 ‘지원 끌어내기’
입력2003-04-21 00:00:00
수정
2003.04.21 00:00:00
손철 기자
SK그룹의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하지만 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 관건은 그룹의 정상화 의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 규모와 이에 대한 실천가능성 여부다.
SK그룹은 일단 이번 자구방안에서 매출채권의 출자전환, 계열사의 채무탕감 및 이자감면 등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언급하는 선에 그쳤다.
이에 대한 채권단의 반응은 한마디로 `SK가 그렇게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재계에선 SK그룹과 채권단 간의 대립 양상이 오는 5월19일로 예정된 추가 실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과거 출자전환와 자구책을 놓고 승강이를 벌였던 현대건설의 재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SKG 정상화 명분찾기 나서=정만원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장(에너지판매 대표)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업의 청산이나 법정관리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이는 주주보호와 국가 경제의 위기 등을 내세우면서 최대한 버텨 채권단의 지원약속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 본부장은 이날 간담회 내용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그동안 계열사의 글로벌 지원 원칙이“주주이익에 반하는 지원은 하지 않겠다”에서 “주주이익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지원하겠다”로 전환된 것이다.
쉽게 말해서 글로벌이 살아야 주주이익도 보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SK㈜나 SK텔레콤 등 SK계열사는 SK글로벌과 다양한 방식의 사업관계를 만들어 왔다. SK글로벌이 최악의 상황에 빠진다면 이 여파는 여타 계열사로 고스란히 전이될 수 밖에 없다.
정 본부장은 이날 “2차자구안은 실사결과 발표이후 밝히겠다”고 못박았지만 “글로벌의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하는 등 시종일관 정상화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SK글로벌 6월중순까진 미지수= SK글로벌의 운명은 실사 결과가 나온 다음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이날 “실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해외 채권 규모가 명확히 밝혀진 후 수습책을 내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다음달 초 잠정 실사 결과가 나올 때를 계기로 SK와 채권단간의 본격적인 승강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방향은 두가지가 유력하다. 계열사가 글로벌에 대해 출자전환하고 채권단이 대규모 채무 재조정을 수용한 후 정상화 과정을 밟는 것 또는 글로벌의 법정관리다.
SK그룹의 자구책은 현재 계열사의 출자전환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이때 채권단은 SK㈜ 등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이를 SK그룹이 어떻게 받아들이는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여전히 SK그룹 계열사의 글로벌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글로벌의 운명은 5월19일 실사 최종 결과가 나오고 채무유예기간으로 설정돼 있는 6월18일까지 미지수로 남을 전망이다.
<김영기,한동수,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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