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에는 2·4분기와 달리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를 제외한 다른 상장사들의 실적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의 빅배스(전임자 손실 털기)가 전체 상장사의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71개사 중 83개사를 제외한 488개사를 분석한 결과 3·4분기 매출액은 442조9,2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3조1,242억원)에 비해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조2,421억원으로 25.4%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13조9,871억원으로 33.4% 감소했다.
기업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도 하락했다. 3·4분기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80%로 전년동기 대비 1.5%포인트 줄었으며 매출액순이익률도 3.2%로 1.5%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들의 실적은 전 분기에 비해 나빠졌다. 2·4분기의 경우 삼성전자·현대차를 제외한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3.22% 증가했지만 3·4분기에는 8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4%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15조5,000억원으로 4.7%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374조2,000억원으로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빅배스가 전체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의 3·4분기 당기순손실은 1조4,606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 상장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도 4,5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손실 규모가 세 번째로 컸다. 이 두 기업을 제외한 상장사들의 전체 순이익은 15조9,040억원으로 전년동기(17조7,780억원)에 비해 10.5% 줄었다. 이들 두 기업을 포함한 전체 상장사들의 순이익 감소 폭은 33.4%로 훨씬 컸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빅배스는 전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에는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손실은 1조9,3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전체 유가증권 상장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도 3·4분기 6,6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현대중공업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3조7,831억원으로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통상 빅배스는 법인세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보다 영업이익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의 3·4분기 영업이익이 1조1,8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03%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으며 건설업(68.06%)·전기가스업(61.21%) 등도 실적 개선 폭이 컸다. 반면 기계(-62.29%)와 전기전자(-45.67%)는 실적이 크게 둔화됐다.
또 전체 분석 대상 기업 중 297개사가 흑자를 지속하고 44개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해 69.9%(341개)가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총 147개사이며 이 중 85개사가 적자를 지속하고 62개사가 적자로 전환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