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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2000붕괴] 美경기 저점통과 확신못해
입력2001-07-11 00:00:00
수정
2001.07.11 00:00:00
뉴욕 증시가 실적악화라는 우울한 소식과 함께 추락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2ㆍ4분기 경영실적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고 있는데다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감이 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심리적 패닉에 빠져 있다.10일 나스닥 지수는 3.15% 하락, 2주일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고 다우존스 지수도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월가 투자자들은 나스닥 지수가 지난 4월 저점인 1,600대까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기술주의 반등은 이른 시일 내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뉴욕증시가 하락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2ㆍ4분기 기업 실적 악화다. 이날 장마감 후 컴팩 컴퓨터는 2ㆍ4분기 매출이 84억달러로 당초 예상했던 90억달러를 크게 미치지 못했다. 컴팩은 PC 시장의 가격인하 경쟁과 유럽시장 축소를 이유로 들었다.
컴팩은 이에 따라 올들어 7,000명의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추가로 1,500명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광고회사인 더블클릭도 2ㆍ4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0% 감소한데다 손실액도 3,79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프랑스 알카텔사도 수익 악화로 미국 현지공장의 인력 2,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전날 세계 최대 광섬유회사인 코닝은 실적 악화를 경고했다.
뉴욕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500대 기업의 2ㆍ4분기 수익은 전년대비 10~15%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심각한 불황에 빠져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인데 이 분야의 2분기 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반도체 산업의 경우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기업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생산을 지속,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손성원 웰스파고은행 부행장은 "비IT 업종의 2ㆍ4분기 수익은 전년대비 5% 정도 감소,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기술주 업종의 수익이 크게 악화되자 다른 업종도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됐을 것이라며 지레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들어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투자자들에게 경기저점 통과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제조업 지수나 소비자신뢰 지수, 건설경기 등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실업률이나 재고지수 등은 경기가 돌아섰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지난주 말에 발표된 6월 실업률은 4.5%로 한달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날 나온 5월 중 도매 재고는 전월대비 0.2% 늘어 아직도 산업재고가 경제 회복의 큰 걸림돌임을 보여줬다.
한편 블루칩 연구소는 미국의 2ㆍ4분기 성장률은 0.9%로 바닥을 친 후 상반기 중에 실시된 금리인하와 이달 중 지급될 연방정부의 세금 환불로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서 3ㆍ4분기 2.0%, 4ㆍ4분기 2.9%를 기록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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